독서에 정도가 없다고 생각하는 독린이긴 한데 그래도 갤을 보니 내가 독서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독붕이들의 조언을 구하고 싶어.
보통 책을 읽다 궁금한 게 있으면 인터넷에 배경이나 해설 같은 거 찾아보고, 마음에 드는 구절 있으면 포스트잇에 적어서 여기저기 붙여두고, 그 작가가 추천한 다른 책이나 작가의 다른 책들에 관심이 가거나 읽기도 해.
어렸을 때부터 책은 무조건 깨끗이 다뤄야 된다고 생각해서 필기같은 것도 감히 못하겠고.
독서를 하면서 혹은 한 후에 사유를 해야 내것으로 만든다고 하는데, 난 그냥 읽으면서 공감 정도로만 하는 것 같거든. 혹은 그런 발상에 놀라거나. 가끔씩 내 인생을 되돌아보거나 혹은 다른 사람이나 일련의 사건들을 다시금 이해하게 만드는 구절을 발견하기도 하고.
물론 지금껏 그렇게 어려운 책을 도전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애. 비문학이나 이런것도 읽지만 대부분 소설이라서 공감이 안 되거나 이해가 안되면 그냥 개소리다 싶어 넘어가고 책장 덮은 후에는 엄청 그 책의 가치나 그런것들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사유한 적은 없어.
독붕이들처럼 책을 사유하면서 치열하고 비판적으로 읽지 않은 탓인지 나중에 돌이켜보면 이런 책을 읽은 것 같은데 하면서 책 내용은 생각이 잘 안나고 그냥 내 머릿속에 남은 구절이나 장면 몇개 혹은 그 책으로부터 받은 충격 이런거 밖에 없어.
독붕이들은 뭘 물어보면 촤차착 대답해주는 게 그저 신기해.
가끔씩은 정말 내가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자다 하는 식으로 읽는 것 같기도 하고.
누구는 겨우 소설 속 문장 한줄을 가지고 그 뒤에 감춰진 뜻을 파악한다고 몇 시간을 토론한다던데 난 못 그럴것 같애.
제일 좋아하는 책을 한국어로 대여섯번 읽고도 깨닫지 못했던 걸 원서 공부한답시고 문장 외우기를 시도했는데, 외우기 위해 문장을 여러번 곱씹고 나서야 작가가 왜 차후에 문장들을 그렇게 썼는지 알겠더라고.
진정한 독서란 뭘까? 대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거야? 어떻게 해야 책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지?
독서가 끝나면 그냥 단순히 책장을 덮을게 아니라, 이해하기 위해 이책 저책 쥐잡듯이 다 뒤져봐야하는거야?
좀 가르쳐줘봐봐.
읽고 나서 말과 글로 풀어내는 만큼만 니 꺼가 되는 거야
문학은 영화보듯이, 비문학은 공부하듯이
난 그냥 비문학읽을때 교수빙의해서 강의하는상상함 - dc App
나에게 독서란 "살인"이다
어차피 독붕이들도 모든 분야에 통달한 게 아니라 걍 취미로 책 읽는 건데 거기에 조바심 느낀다고 크게 뭐 안 달라짐. 어차피 암만 책 많이 읽고 치열하게 사유해봤자 한 분야만 디립다 판 전문가 발끝도 못 따라가는 건 매한가지니까, 지식 좀 쌓고 싶으면 걍 개론서 잘 나와있는 분야 중에 마음에 드는 거 하나 잡고 공부하든지 하면 독붕이 수준 금방 따라잡을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