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 출판, 김정환 번역 판본으로 읽는 중이다.


희곡 작품은 처음이라 다른 작품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모든 문장의 서순이 동사가 먼저 나오는 것이 참 읽기 힘들더라.


가령. "다가오라, 누덕옷 러시아 곰처럼, 중무장한 코뿔소처럼, 혹은 히르카니아 호랑이처럼.", "와 보라구, 그런 모습으로만 말고, 그럼 결코 떨지 않는다, 내 단단한 힘줄은."


이것은 '시'이고 나름의 운율이 있다고 생각해서 번역가는 품사의 순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 같다. 더불어 문장이 어색하게 끊기더라도 원본 그대로 글줄을 끊어서 배치했다고 해.


이것은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나름의 직역 의도겠지...만


출판사와 번역가의 이 번역 실험은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일단 운율 운운하고 싶으면 조사를 다 빼야하는 것이 맞다고 봄. 그런데 이해를 위해서 조사를 타협하면서 운율따위는 이미 느껴볼 수 없게됨.


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품사의 서순을 저렇게 하면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면.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한테는 정상적인 문장인데, 한국말을 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문장이 '도치법'이 적용된 문장으로 읽힘.


결과적으로 씨발 누가이렇게 도치법을 남발하면서 글을 쓰나? 임펙트도 없고 읽기만 존나게 불편하네 하는 생각이 들정도.


그리고 궁금한 점이 하나 생김.


맥베스 희곡을 (한국인 관점으로)도치법이 적용된 문장말고 정상적인 품사 서순으로 읽으면 훨씬 좋게 읽히지 않을까?


왜냐면, 한국, 일본 빼고는 전세계 사람들이 도치법으로 읽지 않았을테니까.


셰익스피어 일어 번역 판본도 궁금해지고 아무튼 불편하니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드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