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42,195p
시작일: 20/09/28
오늘 읽은 부분:
《전쟁과 평화》 3권: 321p~766p(완)
《서양사강좌》: 465p~528p
《동양사개론》: 502p~565p
《비타겐슈타인 철학으로의 초대》: 53p~117p
달성률: 3,574/42,195(8.5%)
감상:
오늘부터 숫자 뒤에 붙이던 -일차는 때기로 했다. 어차피 매일 올리지도 않고, 적당히 메모하면서 달리는 셈 치기로 하자. 그래도 일주일에 하나보다는 많이 올려야겠다.
《전쟁과 평화》
개인적으로 소설 내부에서 작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기 때문에 형식의 변화에 큰 불만은 없으나, 역시 읽는 속도가 조금 늦춰지고 있는 것 같다.
만일 이 소설을 삼류 소설가가 썼다면 어땠을까? 하고 읽는 내내 상상해본다. 개인적으로 대문호에 이르지 못해는 작가들은 마치 영화를 상상하며 글을 쓴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의 머릿속에 비치는 것은 서사와 인물만 뭉뚱그려져 등장하는 영상이고, 작가는 이를 열심히 활자로 받아적는다.
그렇기에 본문에서 보이는 것은 추상으로 표현된 대략적인 스토리와 캐릭터들, 그리고 독자가 책을 놓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주입되는 적당한 수준의 필체 뿐이다. 이것이 삼류 소설가의 글에서 드러나는 특징이라 생각한다.
반면, 톨스토이는 어떠한가? 그의 머릿속에는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여러 장면들의 디테일들이, 단순히 세밀하게 묘사한다는 뜻의 디테일이 아닌 이전까지 누구도 생각치 못한 장면들의 특성이 펼쳐진다.
톨스토이의 글에는 삼류 소설가였으면 전부 쳐내고 없애버렸을 어마어마한 양의 묘사들이 들어간다. 이 묘사들 전부는 독자의 독해 속도를 늦추는 장애물이 아닌, 생각하고 사유하며 읽으면 감탄할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각각의 본문이 탁월하며 톨스토이적이다. 그저 도구 역할로 소모되는 활자들이 아닌, 의미를 담은 문장들이다.
서사를 풀어가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창조하는 소설가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멀리 도약하는 소설가들은 그보다 훨씬 적다. 그들은 단순한 창작을 넘어서 보편적이되 상투적이지 않은 인간들을 그려낸다. 그렇기에 톨스토이는 대문호인 것이다. 그의 소설은 진정한 문장들로 가득하다.
어쩌다보니 완독 후 낸 감상문처럼 됐는데 아직 1권 더 남아있다. 완독 후에는 따로 감상을 하나 파야할 것 같다.
《서양사강좌》
19세기 후반부터 2차 세계대전 까지의 시대는 어딘가 독특한 향취를 머금고 있다.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서양의 각 도시들은 매력적이지 않은 장소가 없다. 질척이고 더러운 노동자들의 빈민 숙소에서부터 여러 귀족들이 야회를 즐기는 살롱, 그리고 예술가들과 지식인들이 모여들어 토론하는 카페까지 유럽의 최고 전성기라 할 만하다.
과거가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왜곡되기 때문이다. 고대의 거대한 문명, 중세의 아름다운 로맨스는 실상 각종 전염병과 재해, 그리고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간사의 비극이 실종된 향수일 뿐이다. 그러나, 저 시기만큼은, 어찌 저리 매혹적인 것일까. 조만간 하버드 세계사 5권을 주문하지 않을까 싶다.
감상을 더 적기 귀찮으니 남은 두 권은 다음 결산 때 적어야겠다.
너무 상주하지마 갤창년아
무찔러가.
보편적인데 상투적이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