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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만 알고 있는 비밀을 하나씩 갖고 있다. 길을 걷다가 이상한 생각을 했다거나 혼자 있을 때 열심히 노래를 부르는 일 같이 말이다. 그리고 그런 비밀은 부모님이라고 해서 결코 예외는 아니다. 사실 어릴 때는 비밀이란 게 많지 않다. 그런데 아이가 크면서 비밀들은 조금씩 더 깊어지고 커진다. 특히 사춘기를 지나면서 비밀이 급격히 변하기 시작하는데, 가리는 손은 이 부분을 잘 표현해내고 있다. 사춘기 아이가 가지고 있는 비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문화 가정 그리고 경찰과 연루된 사건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작품이 흥미로운 부분은 서술자가 엄마라는 점이다. 비밀이라는 것을 갖고 있는 아들의 입장이 아닌 무언가 숨기고 있는 걸 보는 입장에서 서술함으로써 작가는 작품의 주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앞서 말한 경찰과 연루된 사건을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을 따라가보자. “이 말은 내 가슴에 묘한 얼룩을 남겼다. 나는 사건이 일어난 요일에 학원 수업이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런데 그 순간 왜 아이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는지 모르겠다.” 아이가 가진 비밀을 알아차린 순간 엄마의 가슴엔 묘한 얼룩이 남았다고 한다. 자신의 사랑을 먹고 큰 아들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순간 엄마가 갖는 묘한 서운함을 뜻하는 게 아닐까? 이렇듯 비밀스러운 재이라는 인물을 엄마의 입으로 이야기하는 게 이 작품의 특징이다.


엄마의 시점으로 작품이 진행되니 독자들도 진실을 모르는 상태로 엄마의 독백을 가만히 듣게 된다. 바로 이점이 바깥은 여름을 독특하게 만들어준다. “불현듯 저 손, 동영상에 나온 손, 뼈마디가 굵어진 손으로 재이가 황급히 가린 게 비명이 아니라 웃음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말 그렇다면 그동안 내가 재이에게 준 것은 무엇이었을까독자 또한 재이가 방관자인지 피해자인지 모르기에 작품을 읽으며 궁금증이 계속해서 생겨난다. 정말로 재이가 방관자인걸까? 도대체 왜 그랬을까?


작가는 이런 궁금증을 유발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오히려 자식의 입장에 서보도록 한다. 재이는 과연 어떤 자식이었을까? 정말로 재이는 노인에게 어떤 폭력도 저지르지 않았나? 그러나 이내 정답은 독자 자신에게 있음을 깨닫는다. 나 또한 누군가의 아들 딸로서 부모님으로부터 무언가를 가리며 단절해왔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가리고 있는 손을 빤히 쳐다봄으로써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