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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일 2020/10/23


- 7일차 2020/10/29


- 오늘 읽은 책


1 죄와벌 (하) - 열린책들, 홍대화역

513p ~ 555p - 43p



- 독서 마라톤 일주일차, 장하다 독린이!


라스콜니코프가 어떤 중대한 결심을 한 이후의 파트인데, 솔직히 좀 맥없이 넘어가버린 느낌이 든다.

빌드업은 잔뜩 해놓고...


어쨎든 라스콜니코프와 뾰르피치의 심리전 자체는 재밌게 보았고, 바로 5부로 넘어갔다.

5부에서는 공산주의자가 뾰뜨르에게 공산주의 사상을 설파하며 그를 끌어들이려 하는데


그의 말 대부분은 그저 사상에 도취되서 땡깡부리는 쿨찐처럼 느껴졌다.

굳이 공산주의를 까내려한다기보다는 공산주의를 신봉하는 개노답 찐따들 까내리려고 쓴 파트같다.

뾰뜨르도 걍 돈세면서 코웃음 치고 넘겨버린다.


조금 소름돋는 점은, 그 찐따의 말에 의하면, 사상을 선동하면서 과거의 모든 가치를 부정한 후에는 '평등한 유토피아'가 알아서 다가온 다고 믿기에,

가치의 부정 자체가 목적이자 수단이 된다는 점이었다. 또한, 뾰드르가 가볍게 던진 질문에 스스로 모순에 빠져버리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도,

예나 지금이나 사상을 입으로 내뱉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겹쳐보여 소름이 돋았다. 이 책과 현재는 약 140년 가까이 차이가 난다...


도끼의 심리묘사는 뭐랄까.. 굉장히 이중적인 면이 있다. 작중 인물의 이성적인 판단은 개인에게도, 사회에게도 먹히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계속해서 묘사하고 있다.

그 판단에 대한 상대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묘사함으로서, 현명한 판단이라 일컷는 생각과 선택들이 현명하지 않았음을,

인간 본성의 심리를 모르고선 진실로 다가갈 수 없음을 묘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작중 인물들은 여전히 이성적인 판단을 하려 노력한다.


또한 기존의 가치를 부정하는 이성적, 합리적 판단은 그 판단을 용납하지 않는 인간 본성의 심리와의 괴리를 낳을 수 있고

그 괴리에서 고통받는 것이 주인공인 라스콜니코프, 그 괴리를 무시하는 것이 사상신봉자 (작중에선 공산주의자, 급진적 자유주의자) 로 나타나는 것 같다.


그 괴리를 보고 있자니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자아'와 '무의식'이란 개념의 등장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마치 나 자신 속에, 나와 전혀 다른 나 자신이 있는 것 처럼..

내 안에 라스콜니코프도 있으며, 두냐도 있고, 소냐도 있고, 뽀르피리와 뾰뜨르도 있고, 심지어 그 공산주의자 까지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그들의 성격, 그들의 특징, 그들의 단편적인 면모들이 실은 모든 개개인의 정신에 들어있기에 우리가 그 많은 소설 속 인물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게 아닐까

그러한 생각이 든다.


체호프가 단편에서 보여준 단편적이고 과장된 인물들에게 우리는 공감하지 않았던가

페소아라는 작가는 여러 인격을 가지고 작품활동을 했다고 한다. 사실은 우리 모두의 정신 속에도 그러한 인격들이 정상 범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똥마려워서 별 생각이 다 든다. 오늘의 마라톤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똥 싸러가야지




오늘까지 달린 거리

330p / 42195p (약 0.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