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일 2020/10/23
- 13일차 2020/11/04
- 오늘 읽은 책
1. 괴테와의 대화 - 민음사, 장희찬역
389p ~ 399p - 11p
2. 체호프 단편선 - 민음사, 박현섭역
111p ~ 124p - 14p
-13일차, 오늘도 빈둥거리다 많이 못 읽었다. 내일은 꼭 많이 읽도록 하자.
2부에 들어서자마자 괴테의 인간미가 드러난다. 급하게 나가려는 아들의 재촉에 짜증을 보이기도 하며,
그와 오랜 우정을 나눈 왕실의 지인이 죽었다는 소식을 늦게 듣고는 흐느끼벼 비통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괴테 그도 사람이었다...
괴테와의 대화는 책 전체가 연결성이 거의 없는 일화 모음집 처럼 구성되있어서 내용을 기억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영드 셜록에서 보고 뽕맞고 관련 다큐까지 찾아봤던 기억의 궁전이란 기억술을 쓰기로 했다.
어려울거 없었다.
내 방을 떠올리고, 내 책장을 떠올리고, 그 책장에 괴테와의 대화 책을 만들어 꼽아넣는다.
그리고 그 책을 펼쳐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적어넣는다. 가능한 생생하게 상상한다. 그리고 다시 꼽아넣는다.
기억할때는 처음부터 다시, 내방을 떠올려 책장에서 책을 꺼내 페이지를 펼쳐 적어놓은 내용을 읽는다.
놀랍게도 기억하려는 노력 덕분인지, 어떤 연상의 과정이 기억의 도움을 주는 지는 모르겠지만,
어쨎든 그냥 읽기보다는 기억이 잘 났다.
과거 지식인들은 책 몇권을 통채로 외우기도 했다는데 연습하면 될 거 같기도 하다.
암튼 그런 식으로 괴테가 어떤 말을 했었는지 날짜 별로 적어놨다.
훌륭한 비극에는 공포의 감정이 아주 잘 쓰여졌다고 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감정을 느끼게 해 몰입하게하고, 어쩌고 저쩌고..
그리고 공포는 한가지 더 분류되는 감정이 있는데 바로 걱정이다.
인물에게 해악이 퍼지면, 그 해악이 점점 더 주변으로 퍼져 일을 그르칠까 걱정하게 된다고 한다.
오... 하면서 읽었다.
날짜는 기억이 안난다. 기억은 주기적으로 해주지 않으면 휘발된다.
또 하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과학을 언급했는데 그는 아주 탁월한 관찰력을 가지고 있지만, 너무 급하게 판단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괴테 자신은 자연을 시간을 들여 관찰한 뒤, 자연의 뒤를 따라가며 이치에 맞는 이론을 만들어내는데,
간혹 자연이 이를 허가해주면 기쁘게 받아들이고, 이를 거부하면 자연에 순응해 다른 착상을 한다고 한다.
과연 낭만적이고, 성실하며, 현명했던 예술가 답다.
날짜는 기억이 안난다.
나머지 하나도 기억이 나는데, 실러의 정신에 대한 이야기였다.
실러는 실로 위대하고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인간으로, 무엇을 이야기하든, 누구에게 이야기하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자유롭게 표현한다고 했다.
그에 비해 자신들은 이 숟가락이 금이 아니라 은이었어야했다는 둥, 생각의 생각이 꼬리를 물어 수천으로 펼쳐지는 공상 때문에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고 했다.
아마, 스스로의 타고난 친화력과 그의 주변 상황 때문에 관계에 갇힐 수 밖에 없었던 처지를 한탄하는 거 같다.
그의 벗이 죽었을 때, 그는 슬픔을 느낄 여유 없이, 이런 저런 인간사에 지친 모습을 보였다.
괴테 그도 사람이었다...
체호프도 사람이었는데, 아니 ㅅㅂ 단편 제목이 '미녀'다
눈나야들을 얼마나 좋아했던거냐 체호프!
주인공이 길을 떠나며 만난 두명의 여인을 보고 빠져든 황홀한 기분을 무척이나 와닿게 묘사했는데,
그 솜씨가 매우 놀랍다.
주인공의 감상만을 묘사하는게 아니라, 주변 인물, 환경과 미녀의 대비는 물론이고, 그녀에게 빠져든 안타까운 남자들의 감상을 묘사함으로서
역설적으로 우리 각자의 상상 속 미녀가 뿜어내는 그 초월적인 아름다움을 생생히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그걸 읽는 남자들은 작중 남자들과 똑같은 감상을 느끼며, 한명의 안쓰러운 남자로 몰락한다.
체호프 그는 신이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말했다. 소설에서 절세 미인이라고 하면 누가 뭐라해도 자기가 생각하는 절세미인을 떠올린다고,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선 그걸 그림으로 그려내야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과연.. 소설의 참 맛이란 이런거구나라고 느끼게 해준 단편이었다.
완벽한 이목구비의 아르메니아 소녀나, 평범하지만 매력적인 러시아 소녀나 미녀는 미녀이고, 그 아름다움은 형용할 수 없는 가치이다.
그리고 그 가치를 통해, 지옥에서 까치발을 딛고 일어서서 천국을 훔쳐보고 있는 한낱 수컷들의 감탄과 탄복은 실로 안타까웠다.
나도 그저 한낱 수컷이니까..
오늘까지 달린 거리
627p / 42195p (약 1.48%)
나도 체홉 민음사로 읽었는데 미녀는 생각이 안나네. 나도 경비의 죽음, 체호프가 문학의 참맛을 알게해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