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일 2020/10/23
- 16일차 2020/11/07
- 오늘 읽은 책
1. 체호프 단편선 - 민음사, 박현섭역
125p ~ 146p - 22p
- 16일차, 생각해보니 어느새 2주가 넘었다. 비록 쬐끔씩 읽었지만 완독도 두권이나 하고
인간 심리에 있어서 죄와 벌, 그리고 구원, 100년을 초월한 통찰과 지혜, 인간의 다면적, 다층적인 부분의 발견 등
얻어낸 키워드들이 몇가지 있어 유의미했다고 말 할 수 있다. 아직은 그 이해가 작품 내에서 멈추었지만
더 나아가, 실 생활에서 적용하고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다. 어느 정도까지,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오늘도 신으로 추앙받아 마지않는 단편충 체호프를 읽었다.
그가 포착한 인간군상들과 그들의 삶은 매우 다채롭지만, 아쉽게도 시작과 끝 사이, 그 일련의 과정이 너무 짧다.
짧은 만큼 임팩트가 있지만, 밀도를 느끼기는 어렵다. 깊이가 있지만, 자칫 얕은 물웅덩이 정도로 착각하기 쉽다.
'거울'과 '내기', 두 작품에서 그렇게 느꼈다.
두 작품 모두, 체호프 단편 중에서도 유머가 부족한 작품이라 그런걸까?
인간의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
가까이 다가가다 못해 아에 땅을 파고 들어갔던 작품 '죄와 벌'을 읽은 후라서 그런건지,
두 작품에서는 체호프와 그들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애매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체호프의 필력 문제라기보단 분량의 문제인 거 같다. 두 작품 모두 좋기는 하였다. 다만 전체 분량이 너무 감질난다.
더! 더 파고들라고! 더 묘사해달라고!
어쨎든... 거울은 어떤 작품일까?
그녀가 거울 속에서 본 여자는 쟂빛 망상에 빠져든 지고지순한 한 여인인가?
'죄와 벌' 속 누군가가 말했듯이, 고통을 기꺼이 감내할 여자인가?
머릿 속으로, 앞으로의 결혼생활에 대해 비극의 여주인공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마조히스트인가?
그녀가 무엇을 보았든, 그녀는 떨어트린 거울도, 그 온갖 형상과 이야기들도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그리고 끝, 그야말로 단편적이다.
그 환상들을 왜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까? 쓸모없어서, 의미 없어서?
그렇다면 반대로, 왜 대수롭지 않게 넘길 환상들을 떠올렸을까?
그녀는 무언가를 바라고 있음이 틀림없다.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그녀는 왜 그렇게 고통스러운 이야기들을 떠올렸을까?
그녀는 왜 거울을 보면서, 자신을 보면서 그런 고통스러운 이야기들을 떠올렸을까?
다가올 현실의 고통을, 비극적인 이야기로 완화시키려 했던 걸까?
알수 없다. 드러난 이야기가 너무 적다.
단편적이다.
융과 도끼를 병렬독서한 탓일까?
더 깊게 숨겨진 그녀의 심리, 본성, 무의식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을 작품 내에서 찾을 수는 없었다.
감질나는 감상을 뒤로 한채, '내기'를 읽었다.
빠르게 고통을 끝내줄 수 있는 사형 찬성론자, 아니 고통을 질질 끌며 더욱 큰 고통을 주는 종신형 반대론자인 은행원과
삶이 죽음 보다 낫다는 사형 반대론자, 아니 국가가 개인의 목숨을 앗아갈 권리 따윈 없다는 종신형 찬성론자인 변호사
은행원은 고작 몇년이라도 갇혀있는 것이, 중요하게는 '자발적으로' 갇혀있는 것이 더욱 큰 벌이니, 이에 돈을 걸겠다 하고
변호사는 그에 다시 응수해 15년이라는 시간을 자발적으로 갇혀있기를 제안한다.
그 대가는 2백만 루블 (현재 한화로 약 3천만원이라 나오는데 그 당시 얼마나 큰돈인지는 감이 잘 안옴)
변호사는 책과 술을 포함한 의식주를 제공 받되, 바깥과의 일체 접촉을 차단당한다.15년동안.
그 이후의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독붕이들은 필히 이 이야기를 읽어야한다.
하지만,
그가 책 수백권을 읽어 얻은 지혜란 무엇인지
그가 내린 결론은 무엇인지
그 이후의 삶은 어떻게 변했는지
도대체, 그는 삶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감질난다.
그가 어떻게 변화해갔는지 봄으로서 유추할 수는 있다.
내가 죄와 벌에서 읽었듯,
그가 받은 죄와 벌은 무엇이고, 구원은 무엇이었으며, 그 끝은 대체 무슨 의미일지 유추할 수 있었다.
그들의 내기는 결판이 났지만, 변호사가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그 의미를 알 수는 없었다. 아쉽다, 아쉬워.
하지만 독붕이라면 필히 읽어야할 이야기이다.
오늘까지 달린 거리
707p / 42195p (약 1.65%)
21p 아님?
22p네 ㄳㄳ
아 22구나 ㅋㅋ 멍청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