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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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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무척이나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다고 가정해 보자, 부모 연인, 친구, 누구든 좋다. 그리고 그 사람은 신체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무척이나 괴롭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으며 당신의 곁을 떠나가 버렸다. 그리고 남겨진 당신은 그 사람을 영원히 잊지 못하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고 당신이 떠나간 그 사람의 꿈을 꾸게 되었을 때, 그 사람과 행복했던 시절의 기억을 곱씹으며 음미하는 꿈과 그 사람이 당신을 떠나가던 시절 숨이 막혀올 정도로 가슴을 죄여오는 기억이 반복되는 꿈, 눈이 떠지고 난 뒤 당신을 더욱 슬프게 만드는 꿈은 무엇일까

조금도 진실 되지 않은 허구 속 이야기. 일어나지 않았으나 충분히 일어났을 법 한 이야기. 반드시 일어났어야 하는 이야기. 현실보다도 선명한 허구 속 사랑이야기를 다루는 너의 이야기를 읽었다.



* * *



인간의 기억을 인위적으로 만들고, 그것을 뇌에 새겨 넣을 수 있게 된 세상에서 한 여성을 사랑에 빠뜨려버린 남자. 가짜 기억을 만들어서라도 그 남성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여성의 암울한 과거, 모든 것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만 했더라면, 너무나도 손쉽게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을 구가할 수 있었을 두 사람의 관계. 허구와 거짓말을 증오할 수밖에 없었던 주인공의 가치관. 나는 이런 내용보다는 상상으로 짜인 인위적 기억이라는 주제에 조금 더 관심이 갔다.



빠르게 흘러가는 하루를 음미하며 살아가는 인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지나온 나날들 중 잊히지 못한 채 나를 미소 짓게 만들거나,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것이 진실 된 기억이고, 그런 선명한 기억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상상하게 되는 것이 허구 속 망상이다. 이 책을 읽는 나에게 있어 망상만큼 선명한 것은 없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인간은 언제나 분야에 상관없이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것을 모방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되고자 하는 자신이 되려고 항상 노력하며, 결국에는 되고 마는 것이 인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진실이 아닌 허구 속 거짓된 망상만큼 달콤한 것은 이 세상에 없다. 만들어진 이야기 속에서 화자는 무엇이든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망상을 자주 하는 편이다. 보다 진취적이고 발전된 내 삶이나 직업, 학업에 대한 것이 아닌, 내가 아직 잊지 못한 사람에 대한 망상을.



이제는 내 곁에 없는 사람이 오늘도 깍지를 끼고 미소 지으며 나와 함께 퇴근길을 걷는 망상, 함께 밥을 먹고 온기를 공유하며 잠드는 망상, 출근길 날이 춥다며 맞잡은 손을 호주머니에 넣는 망상, 날이 추워졌으니 함께 아무도 안 올법한 해변에 가자며 이야기를 나누는 망상, 별이 수놓아진 하늘아래 그 사람과 함께 그곳을 걷는 망상, 눈이 가득 내린 한겨울의 새벽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올해도 고생했다고 서로 토닥이고는, 다가올 내년을 축복하는 망상, 싱그러운 꽃이 가득 핀 봄날 그 사람과 호숫가를 걷는 망상, 땀이 질질 흐르는 더위 속에서 식은땀이 가져다주는 냉기에 기분이 좋아진 그 사람과 함께 여름옷을 고민하는 망상.



나는 이 이후의 망상을 하지 못했다. 그 사람이 여름옷을 입었던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상 속 본인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혀를 내두르고 나에 대한 역겨움을 표현해낼 만큼 기분이 나쁜 망상이지만, 무료하고 공허한 일상 속에 망상은 생각보다 내가 의지할 수 있었던 버팀목이자 글을 쓸 수 있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 고등학생 시절에 이 책의 저자인 미아키 스가루작가가 쓴 책들을 읽으며 무척이나 감명을 받고, 며칠 동안 여운을 잊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3일간의 행복이나 사랑하는 기생충은 국내에 정발이 되자마자 구매했을 정도이니까. 그러나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고 이 작가의 책과 저자가 주장하는 사랑의 관한 가치관은, 더 이상 예전처럼 나를 자극시켜주지 못했다. 몇 번의 경험과 상실을 거치고 시간이 지나면서 내 가슴속 사랑에 대한 가치관도 변해버린 것이다. 지금의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작중 등장인물인 나쓰나기 도카가 이상적인 여성관을 연기하는, 연출해가는 과정을 보고 공감대를 얻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웠다. 이런 녹아내릴 만치 순하고 달콤한 모양새의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일단 읽기 시작하는 순간 쉽사리 눈을 뗄 수가 없으며, 모든 이야기를 읽고 이해한 후에는 온 몸을 전율하는 여운을 쉽사리 떨쳐낼 수도 없다. 이 작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의 구성 방식, 변화해가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는 책을 읽고 있으면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읽고 있으면 흘러가는 시간을 조금도 체감할 수 없을 만큼 몰입감이 뛰어나며 결말부에는 항상 읽는 독자를 한없이 안타깝게 만들지만, 작중 인물들에게는 끝내 해피엔딩이 되는 작가의 마무리 방식도 정말 좋다. 책을 구매하는데 사용한 금액이, 책을 읽으며 보내온 시간이 조금도 아깝지 않은 훌륭한 책 한권 이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