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스티븐 로의 <돼지가 철학에 빠진 날>. 원제는 The Philosophy Files.


어느 철학 전공자에게 "좋은 철학 입문서가 뭐가 있을까?"라고 질문했다가 추천받은 책. 이 책을 읽고서 뒤늦게 "와, 내가 이 책으로 철학 입문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대중적인 철학적 쟁점들에 관하여 유력한 입장들을 소개하고, 어떻게 논증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과정을 차근차근 소개하면서, 독자들 또한 본인이 직접 철학적 논증을 펼칠 수 있게 유도하는 책. 뭐 "철학함"의 정의야 철학자들의 수만큼 많겠지만, 적어도 철학과 수업에서 선생이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바로 그런 사고를 잘 유도해낸다는 느낌을 받았음.


잘 알려진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비교한다면 (i) 윤리학만 다룬 <정의>에 비해서 더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ii) 삽화 등도 다양해서 훨씬 덜 딱딱하고 (iii) 딱히 논증의 깊이가 더 얕다는 느낌도 잘 들지 않음.



단점, 내지는 몇가지 단서를 달자면:


(ㄱ) 감상자 본인이 직접 이 책을 읽고 입문을 한게 아니라, "아, 내가 이 책을 읽고 입문을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든거니 실제 입문자 입장은 어떨지 난 잘 확신은 못하겠다.


(ㄴ) 별로 가오가 안 난다. 실제로 그 어린이용 '왜?' 시리즈를 싫어하는 어느 학생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니 격렬하게 거부한 적이 있음. 일단 번역된 책 제목부터가 초큼 ...


(ㄷ) 철학적 논증에 집중해서 딱히 철학사적 교양 등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음. 예를 들어 러셀이나 힐쉬베르거의 철학사 같은걸 기대하고 읽으면 안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