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병주 산하나 위화 형제나 황석영 손님 읽으면서 숱하게 느끼는건데...
애초에 근대라는 시대 자체가 너무 사기 같다는 생각 안 듦?
시골 노름꾼이 이승만 최측근 되는 전개나 폐품 팔아 갑부 되는 전개 같은 거. 그냥 이렇게 듣기만 하면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작위적인 전개로 보이는데... 사실 당시 실제 있었던 일들임.
그리고 황석영 손님은 황해도 신천에서 있었던 대학살을 소재로 삼고 있는데, 솔직히 젊은 소설가들이 소재빨로 어떻게 따라오겠음? 벌써 대략적인 줄거리만 봐도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마을 사람들끼리의 학살과 분단의 현실, 참회와 한풀이 뭐 이런 게 보이면서 크어어 뻑 예가 절로 나오잖아.
적어도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는 그만한 시대적 경험이 없었음을 인정해야 됨.
결국엔 보다 형식에 집중해서 실험적인 문학에서 성과를 거두는 수밖에 없는데, 그런 부분은 뭐 정지돈 같은 부류의 소설가들이 나름 잘 담당하고 있는 거 아닐까. 나도 그쪽은 잘 안 읽어봐서 모르겠다. 뭐 그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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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뭐야 사진을 지우니까 올라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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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에바로드 같은 스타일 좋던데 겉쩌리 작가들도 그런 쪽으로나 좀 시도해봤으면
장강명 표백이 이데올로기의 상실로 방황하는 청년들 이야기라면, 에바로드는 과거의 이데올로기를 대신할 다른 개인적 가치를 찾는 내용이지. 현대의 시대정신을 잘 담았다고 생각함 ㅇㅈ
겉절이 별로 안좋아하지만 경험론 경험론 외치는거 개인적으로 이해가안됨 경험이없어도 잘쓸놈은 잘써 그리고 지금의 여기환경이 괜찮아진거지 이란이나 그런곳에서는 늘 전쟁상태고 늘 작위적인게 넘쳐흐르는곳인데말이지
물론 내용보다 중요한 건 표현 방식이지. 근데 묵은지와 겉절이의 격차에는 소재의 문제도 있다는 걸 부정할 순 없는 듯. 해외문학이야 달리 고려해야할 요소가 많아서 비교하긴 좀 어려울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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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그래도 난 소재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다고 봄. 솔직히 책 처음 읽을 때는 글쓰는 기술보단 내용 자체에 눈이 가기도 하고. 그거랑 별개로 황석영은 꼰대 맞는 듯.
???: 무당이 대통령을 조종하고 있어요
코로나는 너무 최근이라 아직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고... 촛불집회는 확실히 그런 면이 있긴 하네. 그래도 6.25처럼 추상적인 이데올로기의 영역부터 구체적인 현실(작게는 같은 동네에서의 동족상잔)까지 전부를 아우를 수 있는 경험은 흔치 않다고 봄.
그렇다면 슬슬 세계3차대전이 일어날 때가 됐구만
근데 뭐 소재 좋은 소설이 대중적으로는 많이 어필할 수 있어도 좋은 소재의 부재가 문학 전체 퀄리티의 하락까지 야기하는지는 모르겠음. 물론 대중성이 담보되어야 시장도 커지고 인재들이 많이 들어오기는 하겠지만... 복합적인 요인 같음. 미디어의 발달 같은 것도 무시 못 할 테구...
ㅇㅇ 물론 복합적인 이유지. 뭐 그냥 소재의 부족이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다는 뜻이었고... 갠적으로는, 과거의 문단은 제일 머리 좋은 엘리트들로 구성되었고,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꽤 크게 작용한다고 봄.
그렇다고 보진않는데 인재들이 분포되었다생각하지 문단쪽도 똑똑한사람 제법 되있고 가던데
그래도 옛날하곤 차이가 엄청 클텐데... 당시엔 제일 머리 좋은 사람들이 하는 게 소설 아니었나? 요즘은 일단 이과에서 다 채 가고, 그 다음에 상경 계열, 그 다음에 인문 쪽이잖어. 특히 젊은 세대는.
너무 나뉜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요즘은 재능충새끼들이 문단에없거나 지금의 시기로는 세계적인 갓작이 나오는 그런시기가 아닌가보다싶음 지금까지 살아남은게 갓작들뿐인거지 쓰레기는 언젠가 소멸되거나 그렇겠지 우리는 쓰레기생산을 실시간으로 보는거고
가만 생각해보니 이 문제는 한국 예술 전체의 정세를 살펴봐야 할 것 같음. 미술, 음악, 영화 쪽에서는 문학과 상황이 좀 다른가?
근데 다르게 생각하면 옛날에 문학 쪽이 가져갔을 인재를 영화나 다른 장르가 가져간다고도 볼 수 있지 않나? 이러나 저러나 인재들을 많이 빼앗기는 건 맞는 듯
ㅇㅇ 그거 때문에 다른 예술 장르를 봐보자고 한 거임. 영화는 봉박이홍김, 음악은 진은숙, 미술은 누구 있지? 아무튼 그 현역 거장들 뒤를 이을 유망주들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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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아니라 능력이지
내 솔직한 감상으로는, 아무리 울적하게 자몽청 만드는 얘기를 잘 쓴다 하더라도, 신천 대학살을 아무렇게 휘갈겨 쓴 것보다 소설의 '재미'는 떨어지지 않을까 싶음.
하지만 똘이 작품 중 가장 스펙터클한 전평보다 가정 소설인 안나 평가가 더 높지. 늘 하는 말이지만 무얼 쓰느냐는 중요한 게 아님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지. 플로베르는 그걸 보바리로 직접 증명했고
근데 보바리 부인은 도리어 그 당시 기준으로 소재 어그로 엄청 끈 작품 아닌감? 플로베르가 사드 영향 받아서 쓴 거기도 하구
미안하다. 내가 마담 보바리를 별로 안 좋아해서... 확실히 기술적인 측면이 더 크다는 건 인정함. 근데 기술이 고만고만이면 그때는 소재의 차이가 결정적이게 되지.
보바리 얘기는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플로베르가 증명했다는 거. 재판까지 갔으니 당연히 막장 소재지 그걸 플로베르가 아주 근사하게 요리했자나. 사실 플로베르 집필 방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건 성 앙트완의 유혹임. 같은 소재를 세 번 개작해서 출판했는데 세 버전이 다 사조가 다름. 그 정도로 어떻게 쓰느냐를 치열하게 고민했다는 거
ㅇㅇ 맞지 대단한 거지. 성 앙투안느 유혹 그거 우리나라처럼 최종판 말고 다른 버전 번역도 있는 케이스가 별로 없다고 하던데 사조까지 다른 정도인지는 몰랐네;;
90년대 최고 장편이 외딴방임이 시사하는 바도 이거지 작가 밑천이 일천하면 쓸거리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