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에 가는 길에 마침 밤이고 첫째 칸이라 자리가 꽤나 비었길래 앉아서 김유정 단편선 피고 읽고 있었음.

근데 갑자기 커다란 나방이 내 앞에서 날아가는 거임.

내가 벌레를 워낙 무서워해서 그 자리에서 앉은 채로 떨고만 있었음.

어떻게든 책을 읽기는 했는데, 갑자기 다시 왔던 쪽으로 날아가더니 문 앞에 앉았음. 깜짝 놀람.

근데 어떤 아저씨가 문에 가까이 가더니 역에 도착해서 문이 열리자마자 한두 걸음 가서 가래침을 뱉는 거임.

혹시라도 아저씨가 나방을 처리해주시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었음.

근데 아저씨 발은 절묘하게 나방을 피했음.

나방은 움직이지도 않았음.

아저씨가 나방을 처리하고 싶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밟으면 아저씨 신발과 전동차 바닥은 더러워져서 더 신경쓰였겠지.

결국 버틸 수가 없어서 다음 칸으로 갔음.

환승하고보니까 그 나방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더라.

아무튼 끔찍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