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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저녁 > - 하종오 (도서출판b)
예상외로 저서가 많은 시인이었다. 용혜원 시인처럼 시 공장장이 된 것 마냥 시를 무조건 많이 쓴 시인이 아닐까 살짝 우려했지만 읽어보니 괜한 걱정이었다.
시들의 운율 혹은 라임을 꽤나 신경 써서 쓴 정통파 시인으로 보인다. 모더니즘이니 포스트모더니즘이니 하는 것들로 시에 장난질을 하는 유형은 아니라서 천만다행이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활 중이신 듯했다. 같은 시골과 자연을 묘사해도 시인은 직접 농촌에서 살아온 듯 경험을 통한 느낌이 강렬했다. 시골토박이인 나로선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시골에 대한 묘사들이 마음에 들었다. 제발 시골이나 자연을 주제로 시를 쓰는 시인들이 문학적 장치나 기교에만 신경 쓰지 말고 정말 그 안에서의 삶을 제대로 표현했으면 바란다. 솔직히 말해서 도시에서만 살아온 것 같은 사람들이 시골이나 자연을 그럴 듯하게 시로 표현할 때 보면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오글거리고, 심지어 위선적으로 보일 때가 있다. 막상 정서가 드센 시골에서 살라고 하면 절대로 살지 못할 것들이 이상하게 시를 쓸 땐 시골 총각들처럼 쓰려는 경우가 간혹 보인다.
특히 시 ‘빈터’는 이촌향도 현상으로 인해 일자리, 교육, 그리고 저출산 고령화 문제 등으로 시골의 버려진 폐가들을 절로 떠오르게 한다. 내가 사는 주변 동네와 비슷한 분위기다. 사람들이 타지로 하나 둘 떠난 시골의 풍경을 생동감 있게 묘사했다. 어딘가 씁쓸했다. 시골에는 이런 버려진 폐가들이 종종 눈에 띈다. 가끔 폐가처럼 보이지만 사람이 사는 경우도 있으니 함부로 들어가지 않기를 바란다. 까딱 잘못했다가는 폐가의 지박령이 달라붙을 수 있다. 미쓰다 신조 작가님처럼 괴담 소설 전문가가 아니라면 함부로 접근하지 마라. 내 고교 동창처럼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폐가를 들이받고 도망 다닐지도 모른다. 코호, 코호... (?)
시인은 농촌 시골을 아름답게 묘사하거나 시어로만 사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대상의 있는 그대로를 표현했다. 기교를 부리며 시골이나 자연과 관련된 시어들로 장난질 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시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있는 그대로의 날것 그 자체의 모습을 추구했다. 남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너무도 와 닿는 얘기들이었다. 기교는 다른 시인들보다 부족할지 몰라도 내게는 내 삶을 돌아보게 해주는 시들이었다.
시인의 삶, 주변 환경, 그리고 관점이나 생각 등도 나와 비슷했다. 자기 자신을 비판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들도 여럿이었다. 이마저도 동질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해’라는 시에서 서로 자라온 환경이 달라 누군가에겐 모더니즘 시보다 리얼리즘 시가 어렵다는 말에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서로의 성장한 환경이 다르기에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요즘 소설 집필에 몰두하고 있던 나로선 리얼리즘 소설이나 평범하게 글을 쓰는 게 더 어려웠다. 나처럼 나사 하나 빠진 사고방식을 가진 이에게는 일반인들의 기준에 맞춘다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답은 모더니즘, 혹은 포스트모더니즘, 그것도 아니면 메타 픽션이다! 하하! (이거 봐라, 감상문을 쓰다 말고 또 정신을 못 차린다)
아니 근데 이 시인은 시와 책을 대하는 관점이나 자기 자신을 비판하는 모습까지도 나와 너무도 흡사하다. 내 정신적, 혹은 문학적 도플갱어가 아닐까 진지하게 의심된다. 언젠간 나도 이 시인처럼 글을 쓰고 생각하며 살아갈 듯하다.
필사해 둘 시도 그만큼 많아 보인다. 아이고야. 이걸 언제 다 정리해 두냐.
동료 시인들에 대한 묘사도 눈에 띈다. 시인은 다른 시인들처럼 동료 시인들을 띄워주거나 인스타그램에 인맥 자랑을 하듯 그들과 어울리는 시를 쓰지 않는다. 시인은 동료 시인들과의 거리감을 묘사한다. 문청들과 어울리며 나만 동떨어진 느낌이 들던 시절이 떠오른다. 이 시인이 내 미래 모습이란 말인가. 두렵기까지 하다. 심지어 시인과 내 얼굴까지 미묘하게 닮아서 더 두렵게 느껴진다.
아니 그런데 이 시인은 소름 돋게도 일본과도 인연이 있으시다. 뭐야 이거. 일본 아이돌을 통해 일본과 인연이 닿아 일본인들과도 연락을 주고받던 나로선 소름 그 자체다. 왜 이마저도 닮아 보이는 걸까? 진짜 세대 차이만 날 뿐이지 도플갱어가 아닐까? 도플갱어는 서로 마주치면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한다는데 이 시인을 실제로 만난다면 내가 죽을 것 같다. 정말로 무서워진다.
외국인에 대한 얘기도 종종 눈에 띈다. 시인이 다문화 문제에도 관심이 많은 듯하다. 연배가 있으심에도 꽤 진보적인 사고방식을 가지셨다.
마지막 연이나 행에 여운을 남기는 시들도 많다. 마지막 결말을 위해 시의 전반적인 내용이 빌드업을 하는 듯하다.
시인이 사물 혹은 타인을 통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려는 시도를 많이 한다. 여러 대상들을 운율에 맞춰 비교하다가 결론을 짓는 방식이 자주 눈에 띈다. 자기만의 스타일이 확고한 시인이다.
분량 문제로 2편에서 계속!!
농촌 시인...메모...
근데 후반부 시들을 보니까 도시에서도 사신 듯.
이 씹덕 느낌나는 뮤비는 머냐 - dc App
NMB48의 차세대 인기 멤버들 몇몇이 부르고 찍은 노래임. 타이틀곡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NMB48 노래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
뚜방뚜방
와 예전 감상문에 댓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