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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qBGxwgwxduE






< 달춤 > - 이해웅 (지혜)



시작부터 기대되는 시집이었다. 시집의 뒤표지에 쓰인 시인의 글을 읽어보니 한국 평단과 시인들에 대해 시원하게 비판한다! 연세만 많으신 게 아니라 진정 원로다운 모습과 패기가 느껴진다.

시들이 예상외로 부드럽거나 올드하지 않다. 1970년대에 데뷔하신 시인의 연배에 비해 시어들이 강렬하다. 마음에 든다.

사회비판적인 요소가 강해 보인다. 의외로 내 취향의 시들이 많다. 문장이나 시어 하나하나 내 마음에 쏙 든다. 시인께서 진정한 노익장을 과시한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시어들 덕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휴지심의 두 배 굵기에 30cm가 넘는 거근을 자랑하며 성관계가 1시간 지속 가능한 흑인의 격렬한 성행위 리드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여성의 심정과도 같았다. (비유가 19금이다! 위험하다!)

사회참여적인 시들이 아무래도 장르의 특성상 메시지가 핵심인지라 예술성이나 문학성 자체는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시집은 그렇지 않다. 완전체다.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도 한 마리의 꿩까지 덤으로 잡은 느낌이다. 축구선수로 비유하자면 메시와 말디니와 반데사르를 합친 느낌이다. 시집의 수준이 사기에 가깝다.

이 시집을 읽기 전 내 인생 시집이라고 할 수 있는 하종오 시인의 < 초저녁 >을 읽었는데, 이것도 그에 못지않은 수준이다. 연달아 거장들의 시집을 읽다니. 내 시집 선택 안목에 스스로 놀라 자빠지겠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최근 앨범인 < Firepower >가 노익장을 과시하며 헤비메탈 팬들을 놀라게 했는데 이 시집은 그 이상이었다. 칠순이 넘는 나이에 Painkiller를 완벽하게 완창하는 수준이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보컬리스트이자 메탈 갓 그 자체이신 롭 핼포드도 그 정도의 라이브는 불가능한데 말이다.

거를 시가 보이지 않는다. 사기 캐릭터 수준의 시집이다. 보통 사회 비판을 하며 세상을 바라보는데 몰두하느라 자기 자신의 내면을 놓치거나, 혹은 반대로 자기 자신의 내면에 심취해 외부에 대한 시선이나 인식이 부족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시집은 외면과 내면 모두를 꿰뚫어본다. 밸런스 붕괴에 가까운 시집이다. 왜 이 시집을 이제야 읽게 된 걸까? 왜 이 시인의 존재를 이제야 알게 된 걸까? 야구로 비유하자면 류현진과 이승엽을 합친 듯하다. 명투수에 홈런왕이기까지 한 수준이다.

그래도 전반부의 몰아치는 수준에 비하면 후반부는 힘을 뺀 느낌이다. 마치 < 복면가왕 >에서 연달아 가왕으로 뽑히느라 밴드 활동을 위해 일부러 탈락하려는 의도 때문인지 나중에는 곡의 난이도를 낮추고 기량을 하락시킨 노래를 불렀던 가수 하현우의 활약을 보는 듯했다. 아무튼 그 수준으로 쉬어가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후반부에 수록된 시들은 시인이 여행을 다니며 느긋한 마음으로 쓴 듯했다. 어딘가 느슨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나마 이 시집에서 빈틈이 보이는 수준이 이 정도다. 후반부까지 완벽하게 몰아쳤다면 인간의 영역을 초월해 문학의 신에게 질투를 사 시인께서 저주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이 시집의 수준이 지나칠 정도로 뛰어나서 다른 시집들을 보는 눈을 낮춰야 할 판이다. 그렇지 않으면 죄다 졸작으로 취급할지 모른다.

시인의 시들은 그야말로 만화에서나 볼 법한 사기적인 능력을 자랑하는 캐릭터를 보는 것만 같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분량 문제로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