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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쿠이, 《양쿠이 소설선》, 지식을만드는지식, 2013.
이 책은 타이완의 작가이자 운동가인 양쿠이의 1930~40년대 소설을 모아 펴낸 책이다. 우리에겐 대만이란 이름이 더 친숙한 타이완. 사실 나도 대학 오기 전 까지 타이완을 잘 몰랐다. 그냥 중국에 붙어있는 섬나라 정도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나중에 가서야 타이완이 한국과 참으로 비슷한 나라임을 알게 됐다. 중화문화권에 있다가 일본의 식민지가 되고 1945년에 독립해 국민국가를 건설, 그 후 군부 독재와 고도의 경제성장, 민주화 운동에 이르기까지 그 역사적 동선이 지구 상 어느 나라보다 한국과 유사하다. 최근 식민지 시기의 한국 문학을 읽다보니 자연스레 우리와 비슷한 타이완의 식민지 문학은 어떨까라는 호기심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타이완은 청일전쟁의 결과 일본의 식민지가 된다. 1910년대 후반, 대륙에서 후스, 루쉰 등이 주도한 ‘신문학 운동’ 일어났고 이는 일제 치하의 타이완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쳤다. 허나 타이완의 ‘신문학 운동’은 대륙의 그것과는 달리 그다지 순조롭지 않았다. 도리어 일본의 동화 정책에 의해 일본어 보급률이 높아져 갔다.
양쿠이는 ‘신문학 운동’보다는 좀 뒤에 활동한, 일본어로 글을 쓰는 작가였다. 1910년에 일본의 식민지가 된 조선에 비해 1895년에 식민지가 된 타이완은 조선보다 굴종의 시기가 상대적으로 일찍 찾아온다. 식민지 시기 타이완 작가들 중에는 친일적 성향의 작가들이 다수고, 좌익적이고 항일적인 양쿠이같은 저항 작가는 매우 드물었다. 그의 대표작이자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신문 배달 소년〉의 경우 당시 도쿄에서 나오던 《문학평론》에 입상한 작품이다. 《문학평론》은 1930년대 일본에서 문학 운동이 탄압을 받아 전일본무산자예술연맹과 같은 중심 조직이 와해되면서 조선이나 타이완의 저항 작가들을 영입해 명맥을 이어 가려 했던 좌익계 잡지들 중 하나다.
〈신문 배달 소년〉의 줄거리는 대강 이러하다. 일본에 의해 집안이 풍비박산 난 타이완 학생이 도쿄에 가서 신문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지만, 사기를 당해 돈을 다 떼인 후 좌익 사상을 가진 일본 학생을 만나 함께 투쟁의 길로 나서게 된다는 내용이다. 인물들이 평면적이고 이야기의 흐름이 단순하고 다소 비약이 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피착취자들간의 국경을 넘어선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읽었다.
양쿠이는 일제 치하 타이완에서는 농민운동으로 옥고를 치르고 국민당 치하 타이완에서는 2.28사건 이후 12년 동안 영어의 몸이 되는 등 운동가이기도 하다. 이 책의 작품들 내에서도 노동을 찬양하며 노동에서 장차 희망의 가능성을 찾는다. 〈신문 배달 소년〉의 정면적 저항과는 달리 40년대의 다른 작품들에서는 노동을 통해 저항의 다양한 면모를 그려낸다. 이 역시 흥미롭게 읽혔다.
책을 읽다 보면 왜 지금의 타이완은 일본에 대해 그리도 호의적인지 잘 이해가 안 갈 정도로 식민지 치하 무산계급의 처참한 현실을 처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럼에도 작가가 일본인과의 연대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연대를 거부하고 배제만을 외치는 작금의 현실에 읽을 만한 책인 것 같다.
작가는 끌리는데 하필 지만지 ㅋ 줄여 읽는 시리즈인지 뭔지 제발 집어치워 줬으면. 이것도 줄여 읽는 시리즈임?
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