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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네 > - 문동만 (창비)



삶의 냄새가 진동하는 시들이 초반부터 눈에 띈다. 먹고 살기 힘든 서민층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묘사한 느낌이다. 시인이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건 아닌 듯하다. 그럼에도 무덤덤하게 삶의 모습을 담아냈다. 불편하게까지 느껴지는 삶의 치열함을 엿볼 수 있다. 시인은 무덤덤한데 나는 시를 읽으며 염세적으로 변한다.

부부 관계나 불륜과 관련된 시도 여럿 보인다.

하층민들 특유의 더러운 냄새가 시에서 풍겨져 오며 내 고개를 돌리게 한다. 난 역시 인간 혐오증이 있는 듯하다.

저자가 바닷가 동네에서 살아와서 그런지 서해 바다와 관련된 시들이 종종 등장한다. 동해나 남해를 배경으로 쓴 시들보다 서해는 어째 더 서민적이고 소박한 느낌이다.

힘겨운 삶이 시인을 시인으로 성장시킨 건 아닐까 추측해본다.

후반부에는 정치적인 내용과 주제의 시들도 여럿 보인다. 시인이 운동권 출신이 아니었을까 의심해본다. 허나 마음에 든다. 진부하지 않은 참여시들이다. 시인이 노동 운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시인이 운동권에 한창 투신하던 그 시절 한 맺힌 감정은 시간이 흘러도 가슴에 박혀 있는 듯하다. 단순히 독재 타도나 노동자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게 아니라 그 시절 겪었던 환멸감이나 후회 등도 담겨 있다. 정치 성향과 별개로 나는 이런 운동권 성향의 참여시들이 마음에 든다.

전반부보다 후반부에 수록된 시들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참여시들이 나를 제대로 사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