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시는커녕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그는 한 평생을 행복하게 살며
많은 돈을 벌었고
높은 자리에 올라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
그리고 어느 유명한 문인이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여기에 썼다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
불의 뜨거움 굳굳이 견디며
이 묘비는 살아남아
귀중한 사료(史料)가 될 것이니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김광규 『묘비명』
수능 공부할 때 읽었는데 좋은 시인 거 같아
타인의 이름으로서만 자신의 묘비를 세우네. 존재하지 않는 모습으로 존재하는. - dc App
헉 저도 이 시 정말 좋아하는데.. 이거 말고도 김광규 시인의 시 좋은 게 많아요 "나", "영산" 이것도 읽어보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