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1 때 수업을 들어오셨던 국어 선생님 중 한 분이 나이 좀 있는 아줌마 선생님이셨다

꼰대 기질이 없지는 않았지만 학생들이 거의 늦둥이 막내자식뻘이라 그런지 사람은 좋았어

그 선생님이 세 번 수업할 때마다 한 번 꼴로 언급하신 소설이 하나 있는데, 김동인의 <붉은 산>이었지

선생님은 그 소설 얘기를 할 때면 크으~ 하면서 꼭 한 번 읽어보라고, 애국심이 불타오를 거라고 말했었어

짤막한 단편인데 읽어 본 갤러들은 알겠지만

개망나니 엠생인 '삵'이라는 사람이 조선인들을 수탈하는 중국인 지주에게 빡쳐서 홀로 저항하다가 척추가 접혀서 죽어갈 때 눈물을 흘리면서 사람들에게 애국가를 불러달라고 말하자 평소 그를 싫어하던 조선인들이 모두 모여 엄숙하게 애국가를 불러주고, 삵은 그걸 들으면서 눈을 감는다...는 내용임

난 이걸 읽고 국뽕이 차올라서 가슴이 웅장해졌지... 요즘 같은 시국에는 더 가슴이 뜨거워지는 내용이고 말이야

그래서 김동인 이 양반은 엄청난 애국자이구나... 했는데

친일파였음

이거 알고서 뒤통수 개쎄게 쳐맞은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