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일 2020/10/23
- 32일차 2020/11/23
- 오늘 읽은 책
1. 괴테와의 대화 - 민음사, 장희찬역
652p ~ 739p - 88p
-오늘로 독서 마라톤을 달려온지 날짜로 딱 한달이 되었다. 뿌듯하다ㅎ
괴테 쳐돌이였던 에커만의 길고 긴 기록을 드디어 다 읽었다. 2권이 남았지만 일단 미루기로 하자.
에커만의 글로 접하는 괴테의 말은 대단히 지혜롭고, 통찰력 있으며, 관념적이면서도, 언뜻 실제에 발을 단단하게 딛고 서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루가 멀다하고 다양한 일화들을 예시로 들며, 에커만에게 조언을 건내는 모습에서 그의 내공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었다.
괴테가 체계적으로 자신의 사상 전체를 정리하지는 않았기에, 일화와 글을 통해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을 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그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에 대한 뉘앙스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오히려 그가 자신의 가치관을 일관된 학문으로 정립했다면, 그가 사용하는 단어든지, 예시로 드는 사례이든지, 조언이 됬든 주장이 됬든,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에 집착하는 사람들에 의해 망가뜨려져 그 가치를 배울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특히, 그는 불가해한 것들을 이성으로 논하려는 함을 싫어했는데, 그것의 존재를 부정함이 아니라, 그것을 해결하려는 시도를 부정했다.
그런 괴테를 99% 믿고 따른 에커만은 종교와 신화 자체를 신이 만들었다면, 인간이 이해할수 없었을 것이므로 이를 인간이 만든 것으로 보았고,
괴테도 일리아스 등을 예시로 들며 이해할 수 없는 초월적인 것들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의 형상을 부여해 만든 작품이라 평했다.
그러니, 초월적인 가치, 즉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의 구분 대신, 이해할 수 없는 것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 구분한다면,
괴테의 가치관 중 일부를 기록한 이 책에서 이성으로 논할 수 없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억지로 해소하기보다는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표현하거나 유추에 그치는 것이 현명하겠다.
목소리를 보았네 라는 책에 따르면,
명사 즉,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의 표현은 언어 자체를 습득하지 못한 사람이라도 이해할 수있지만, 그외의 관념의 이해가 불가능했는데
명사를 이해한 후에는 언어 자체를 습득하고 관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나는 괴테의 조언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위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서,
내가 이해한 것을 내 나름대로 표현해, 괴테의 조언을 이해하고자 한다.
괴테도 그런 식으로 세상에 영향을 끼치는 이 형이상학적 개념을 데몬적인 것 이라고 불렀는데, 고대 그리스 작품에서 엿보이는 운명이라는 개념을 포함한다.
데몬, 데몬적인 것, 이성으로 논할 수 없고, 딱히 정의할 수 없고, 물질적인것이 아닌 형이상학적인 것이지만, 인간사에 분명한 영향을 끼치며,
때로는 영웅의 업적을 가능케하는 것이다. 괴테는 이것이 실존한다고 보았고, 그가 그토록 공감해마지않았던 스피노자의 범신론과 매우 유사한 관점인 것 같지만,
하느님과는 달리 존재하는 개념이다.
만일 괴테가 철학을 정립했다면 이 데몬이라는 개념이 핵심이었으리라.
이 데몬을 포함하여, 괴테의 가치관에서 중요한 요소는 분별력, 위대한 것과 초월적인 것을 인정하고 파악할 줄 아는 교양, 꾸준함과 소박함, 재능과 배움 등 이었다.
눈으로 볼 수 없지만, 우리가 여전히 이해하고 있는 이 관념들. 괴테는 이런 관념들에 대해 이야기할때는 언제나 자신의 경험 혹은 당사자의 경험에서 깨달았음을 지적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으로,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얻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이토록 괴테는 체험을 중요시했고, 위에 적은 요소를 포함, 데몬적인 것의 작용으로 이를 초월한 무언가를 이루는 것을 최고로 쳤다.
이러한 생각은 그의 예술관에서 특히 잘 나타나는데,
고대 그리스의 예술 작품은 자연을 충실히 묘사하되 그것을 넘어서는 하나의 형식을 창조했으며,
이 위대한 예술 작품들이 인간의 한계를 통해, 초월적이고 위대한 가치를 표현했다며 예술의 최고봉으로 평가했다.
그가 들려주는 예술의 비평과, 위인의 업적, 소박한 일상의 즐거움과 안정 또한 이러한 가치관이 느껴지는데,
그의 경험과 지식들이 물론 많은 도움이 되었겠지만, 그 수준을 불문하고 체험에서 초월로 향하는 개념이 핵심이라 생각된다.
물론 그의 타고난 인싸력도 큰 핵심이었으리라, 그는 실패를 하지 않는 게 아닌, 곤경을 현명히 해쳐나가는데 아주 탁월한 모습을 보였고,
그 스스로 말하길, 적게 듣고 많이 듣는 것이, 실수가 적어 내 약점을 숨기면서도 남의 생각을 확실히 볼 수 있게 해서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예술과 과학도 이러한 태도로 접근했기에, 이론을 함부로 만들지 않으면서도, 그 가치를 정확히 포착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인간이 이 세상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티끌에 불과한 데, 그 마저도 배우지 않고서야 어떻게 무엇을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
에커만은 이러한 일을 예술에 문외한인 사람이 거대한 캔버스에 그린 명작 앞에 서서 어쩔 줄 모르고 쩔쩔 매다가, 고작 자기 눈 바로 앞에 그려진 사물의 표현에 대해서나
이러쿵 저러쿵 한다는 비유를 들었다
여기서부터 내 뇌가 멈춰서 대가리가 안굴러간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괴테의 조언을 직접 읽는 것만 못하니, 괴테의 팬, 괴테의 예술관, 인생관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필히 읽어보길 바란다.
덧붙여, 모든 기준이 파편화된 오늘 날, 산에서 바다로 흐르는 거대한 물길과도 같은 데몬을 접하고 싶다면,
2020년 대한민국의 에커만이 되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매우 구체적인 괴테의 조언을 매일 매일 들을 수 있다.
괴테 짱짱맨
오늘까지 달린 거리
1618p / 42195p (약 3.84%)
완독한 책]
1. 융 기본 저작집, 정신 요법의 기본 문제
2. 죄와 벌
3. 체호프 단편선
4. 목소리를 보았네
6. 괴테와의 대화 1권
아직 갈 길이 멀고 험하다
윾동반 고닉반 개념글 가능할까요? 뿌슝빠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