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중력 장애가 있는 독서가이다
독서가라고 하니 거창한데
그냥 어디를 갈 때는 남는 시간을 대비해서 책을 챙기고
1년 내내 도립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로테이션으로 곁에 두고 산다
집중력 장애가 있기 때문에
한 권을 잡고 끝까지 읽어본 적은 거의 없다
초반만 읽고 던진다는 뜻이 아니라
나는 진성 병렬독서 매니아이다
어떤 책을 잡고 읽다가도 중간에 덮어두고 다른 책을 찾는다
한 권을 잡고 끝까지 읽는 책이 몇 권 있긴 한데
몰입도가 정말 높은 소설이나
구조와 근거가 탄탄한 비문학 정도이다
보통 그런 책들은 빌려 읽었다가도 구매하여 책장에 꽂히게 된다
그만큼 가치가 있으니까
그런 내가 요 1년간 독서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었다
아마 혼자 독서를 하다가 독서모임이나 독갤 독튜브
등등 책을 다루는 그룹이나 컨텐츠를 접한 후 부터인 것 같다.
아니면 변명일지도 모르고
쨌든 어느새 나에게는 책 한권을 잡으면
다 읽어봐야 한다는 강박이 옮아 있었고(원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게 오히려 책을 잡지 못하게 했다
'지금부터 읽어도 다 못읽을 것 같아'
'이 부분은 정말 중요한 파트군, 집중력이 좋을 때 읽어야겠어'
등등 잡생각이 떠올라
'좋은 독서'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는 원래대로 돌아가기로 했다
책상 위에는 읽다 만 책들이 널부러져 있고
나는 내키는 대로 집어 읽으며
이 책은 불쏘시개군ㅋ 하고 던져버리는 쾌감을 되찾았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영화감독이 영화를 공들여 찍었지만
어떤 사람들은 극장에 앉아 1분 1초를 놓치지 않으려 하고
어떤 사람들은 배를 벅벅 긁으며 지나가는 섹시한 여자 다리를 쳐다보기도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볼 수도 있을거다
사람마다 즐기는 방법은 다른 것이다
뭐든지 힘 빼고 하는 게 젤 좋음
니체 형님이 그러셨지 항상 밝고 가변운 기분으로 임해야 뭐든지 잘 풀린다고 사소한 제한 따우에 연연하지 않는 자유로움이 생긴다고
가변운 -> 가벼운
그러면 끝내 구매로 이어져 책장에 꽂힌 책 몇 권 추천하고 가십쇼 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