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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날 저녁 어느 카페의 테라스에서 나는 한낱 환한 실루엣에 지나지 않았다>

친구들과 모여 과거 얘기를 하다보면 온갖 재밌었던 사건들로 가득하다. \'누구와 함께 무엇을 했으며 이때의 감정은 어땠고 우린 이 일을 하기 위해 이러한 계획을 세웠었고 그 결과는 보기좋게 실패했다\'
과거의 기억은 내 자신에 의해 왜곡되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환상을 창조했다. 그 스릴러, 어드벤쳐, 로맨스 영화 같은 환상은 내 과거의 괴로울 정도로 지루하고 따분하며 다른 무언가에도 닿지않는 막막함 속에 갇혔었던 내 어린시절과는 대조적이다.

파트릭 모디아노는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을 통해 사람들에게 묻는다
지금의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규정되는가. 지금의 나는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가.
무엇하나 쉽게 대답할 수 있는 건 없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그렇게 기억하는 나 자신도, 그런식으로 나를 기억하는 타인도, 자신이 기억하는 타인도 전부 무(無)일 뿐이라는 것.

<나는 그 \'해변의 사나이\'는 바로 나라고 생각했다. ... 따지고 보면 우리는 모두 \'해변의 사나이\'들이며 \'모래는-그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자면-우리들 발자국을 기껏해야 몇 초밖에 간직하지 않는다\'고 위트는 늘 말하곤 했다>

이처럼 기억은

해변의 모래 발자국처럼 존재했다  금방 사라지는 것일뿐이다.


3월에 읽었던 책인데 지금에서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