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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 하나인 나약하고 감상적인 연민은 그저 남의 불행에서 느끼는 충격과 부끄러움으로부터 가능한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는 초조한 마음에 불과하며, 함께 고통을 나누는 대신 남의 고통으로 부터 본능적으로 자신의 영혼을 방어한다.(p.17)
인용한 것처럼 이 소설은 연민에 대한 이야기임. 특히 '나약하고 감상적인 연민'을 다루는데 제목 초조한 마음도 이 연민을 말하는 것. 주인공이자 화자인 토니 호프밀러 소위와 어릴 적 사고로 다리를 다쳐 불구가 된 부잣집 영애 에디트에 관한 이야기가 주요 내용인데 딱 봐도 감이 오죠? 단순히 알량한 동정심을 가지고 가벼운 기분으로 상대방을 기쁘게 하려고 구라를 치는 행위가 좋은 의도(연민)에서 비롯되었다 한들 상대방에게는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를 소설은 보여준다.
츠바이크는 심리소설의 대가답게 화자의 심리와 그 변화 양상을 적나라하게, 무서우리만큼 예리하게 표현함. 활자를 따라 쭉 읽다보면 내가 화자에게 빙의한 건 아닐까, 화자에 내가 빙의한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미칠 듯한 몰입도가 펼쳐짐. 화자의 심리가 소설 내에서 올라가고, 내려가고, 몰아치고, 가라앉을 때마다 내 마음이 들썩거리는 거 보면 츠바이크는 진짜 신필이지 싶다...;
내가 이 소설을 쭉 다 읽고 느낀 바 초조한 마음이 주는 가장 큰 해악은 '거짓 희망'이라고 생각함. 사막에서 길을 잃고 갈증까지 느끼면서 방랑하는 방랑자에게 계속 오아시스 신기루를 보여주면서 희망 고문을 한다고 보면 딱 맞을듯. '저기까지만 가.' 갔더니 신기루임. '미안 데헷, 조금만 더 가.' 그래서 또 갔더니 역시 신기루. 희망을 줬다 뺏는 것만큼 잔인한 일이 없는데 그 잔인한 일을 가능케 만드는 원인이 연민, 그것도 아주 선한 의도에서 비롯한 연민이라면 어떨까?
결산할 때도 말했지만 이번달에 특별히 더 재미있는 소설을 발견해서 읽지 않는 이상 이 책이 올해 내 베스트 소설임. 솔직히 평점을 주는게 의미 없다 싶을 정도로 정말 재미있게 읽어서 독붕이들한테도 일독을 권함.
츠바이크 평 다들좋네 체스이야기로 찍먹해봐야지
의사 선생님이 짱이었지. 묘사할 땐 잡놈으로 만들더니 ㅋㅋ
ㄹㅇ 작가 오너캐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간지 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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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읽다 말았는데 읽어야지
안그래도 지난번 독갤에서 보고 장바구니에 담아놨는데 기대된다!
ㄹㅇ 소설의 신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