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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돈 자체가 그리 친절한 글을 쓰는 작가가 아니기도 하지만, 어째 이 단편집은 (워크룸에서 나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유독 더 불친절하고 실험적인 느낌이 강했다. 이 글에서 정말로 의도한 게 어떤 것인지를 내가 이해하려면 아마 나중에 더 머리가 굵어진 다음에 다시 느긋하게 시간을 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읽으면서 분명 뭔가, 설명하긴 힘들지만 간질간질하게 즐겁거나 슬픈 구석이 있었고 그런 개인적인 감상만 몇 줄 적어본다.
<빛은 어디에서나 온다>가 좋았다. 뭔가 공허하기 짝이 없고 이상과 괴리되는 요란한 만국박람회를 보는 게 즐거웠고 (사실, 약간 <20세기 소년> 같은 만화 생각이 나기도 해서 더 좋았다.) 몇몇 문장들이 진심으로 가슴을 울렸다. 개중 가장 감상적인 기분이 된 문장은 길지만 다음과 같다. "나는 여기서 뭐 하지, 반도호텔과 삼성빌딩 사이에 서서 골목을 돌아 나오는 바람, 서울 시내의 골목을 휘젓고 튀어나온 젤리 같은 형태의 부드럽고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감상에 젖기나 하다니, 그렇지만 내가 서울에 살기로 한 것도 이 바람 때문인데, 베를린과 도쿄를 본뜬 서울의 건물들 사이를 거닐며 액화되는 공기의 흐름을 느끼면 안 되냐고 양코 씨는 생각했고 이쪽으로 가요, 오늘은 남산으로 가요, 라고 말했다." 나도 모르게 그 몰캉한 바람을 상상하고 있었다.
https://youtu.be/F9L4q-0Pi4E
사이버펑크 분위기? - dc App
ㄴㄴ...
이상우 warp보단 소설다웠음
이것도 소설...인가? 전체적으로 <내가 싸우듯이>보다도 더 이야기들의 연관성이 떨어져 있다는 느낌이었음. 아마도 고의로 그런 거겠지만 이 정도로 흩어져 있으니 사실 이게 하나의 전체로서 구성할 수나 있나 싶네......
후장사실주의자 특: 글 어렵게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