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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직전에 읽은 동 저자의 단편집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책이었다. 이쪽도 재미는 있었지만, 아무래도 재미의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 읽으면서 든 생각은, 현대 문학청년/예술가들이 웹에서 읽을 만한 소설 아닌가 싶었다. 야간 경비원 일을 하는 주인공이 다른 예술가들과 함께 노다니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괴상한 일을 겪거나 하는 일들의 종합으로, 형식이나 이야기들을 엮어내는 방식이 정지돈 같기야 했다만 전체적으론 여태 읽어본 그의 글 중에서 가장 정지돈 같지 않았다. 어느 정도냐면, 그냥 요즘 한국 문학을 읽어보고 싶다, 하고 가볍게 말하는 사람한테 한 번 재미삼아 읽어보고 취향에 안 맞으면 말아라, 하고 권해줄 수 있는 정도. 아무래도 다른 글들은 그런 쪽과는 영 인연이 없지 않나.
예전에 <아티스트>라고 웹툰 하나를 재밌게 보고 감상을 적은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예술을 추구한다'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빼고 대신 제이디 스미스나 조너선 프랜즌 같은 00년대 맥시멀리스트스러운 요상한 사건들을 넣으면 이 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 그 놈의 포스트 휴먼이니, 도시해킹이니 하는 부분.) 명확히 우스꽝스럽게 쓰인 글은 아니지만, 뭔가 보고 있으면 부자연스러워서 웃긴 부분들이 많다. 작중에서 사용하는 어휘도 꽤나 가벼운 탓에 그런 느낌이 더 큰 것 같기도 하다. 뭐, 설정해둔 형식 상 야간 경비원이 자기 블로그에 쓴 글을 모아둔 것에 불과하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또 음악 이야기. 작중에서 주인공이 플레이리스트를 올릴 때가 한 번 있는데, 이 리스트를 보고 있자니 정말 여러 가지 의미로 요즘 음악 힙스터스러워서 웃음이 나왔다. 특히 카마시 워싱턴이라니, 또 하나의 피치포크 차일드인가?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도 겹치는 게 많아서 괜히 반가워진 감도 있다. 지금 이 감상을 적고 있는 동안, 한 번 이 플레이리스트대로 들어보고 있는 중이다. Injury Reserve는 예전에 f(x) 노래를 샘플링했던 걸로만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음악을 하는 것 같다. EX Eye까지 가면 아마 또 이런 힙스터 메탈이 재밌어져서 Liturgy가 최근 냈다는 앨범이나 들어보고 있지 않을까.
사족이지만, 이 글을 보고 있자니 정지돈이 그냥 평범하게 재밌는 장편도 잘 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간 복합적이고 복잡한 이야기가 되었다면 실제로 그런 느낌이 되지 않았을까?
토킹 헤즈 말고 다 첨 들어보네
토킹 헤즈 아는데 픽시즈 모르는 건 신기하네 함 관심 잇으면 들어보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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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까지 포함해서 현대 음악 힙스터인듯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