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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두 얼굴의 한국어 존대법 - 김미경>


1. 한국어는 존대법뿐 아니라 '하대법' 또한 극도로 발달한 언어다

최근에는 인식이 바뀌고 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국인들은 중에는 

존대법이 예의를 지키는 문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존비어체계'는 존댓말로 상대에게 존중을 표시하는 반큼 반말로 사람을 깔아뭉개는 문법체계다.

따라서 30년간 영어를 연구한 언어학자인 저자의 입장에서 '영어에도 존댓말이 있잖아' 

라는 말로, 마치 다른 외국어 또한 한국어와 비슷하게 존중과 하대를 표현하는 문법체계가 있는것처럼

반론하는 것은 사실과 크게 다른 것이다.


한국어는 존댓말이 복잡한만큼 사람들 하대하는 반말도 그에 못지 않게 복잡하게 발달돼있다.

호칭, 문장구조, 조사, 종결어미 등 표현의 모든 계열에 '서열'이 아주 복잡하게 존재한다.

한국어가 모국어인 한국인은 이를 무의식으로 아주 빠르게 처리하지만 

외국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것이 얼마나 복잡한 체계인지 금방 깨달을 수 있다.

외국인에게 한국어의 존대법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똑같은 인물이라도

'상대적인 지위'에 따라서 서열관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너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모든 관계를 고려해서 단어 하나하나, 조사, 종결어미, 문장구조

모든 것을 결정해야한다. 


2. 문법체계는 사고방식을 결정한다

문법체계는 그것의 사용자의 사고방식을 결정한다.

동사의 용법으로 예를 들어보면, 'A가 책을 읽었다'라는 문장을 표현할때

영어는 시제만을 고려하면 되지만, 러시아어는 성별에다가 책을 읽었다는 행위가 완료형인지

미완료형인지 표시한다. 또 페루의 메체스족 같은 경우에는 그 정보를 어떻게 알았으며

그것이 사실이었던 가장 최근 시점이 언제였는지까지의 내용을 담고있는 동사를 사용한다.


재미있는 사례가 쎄이요르인인데, 이들은 상,하,좌,우를 뜻하는 단어가 없다.

이들은 그 대신 동서남북만을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이들이 신기하게도 어디에 놓여져도

'절대방위'를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기-청년-노인의 사진을 배열하게 했을때 다른 언어사용자들은 언제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배열한 반면에, 쎄이요르인들은 항상 일관되게 동쪽에서 서쪽으로 나열했다

즉, 남쪽을 향해 앉아있으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배열했으나, 북쪽을 향해 앉아있을때는 반대로 배열했다.

뇌과학자들과 언어학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아주 어릴때부터 쎄이요르어를 배우면서 

항상 자신을 절대방위에 위치시키는 연습을 무의식적으로 하기 때문에 초인적인 공간지각능력과

항해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방위'는 무엇인가?

그것은 상대와의 서열관계이다. 한국인들은 다른 사람의 나이,직업,지위 모든 것을 캐묻는다.

그것은 상대방과 자신의 상대적 서열에 따라 언어의 용법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의 눈에는 기상천외한 일이다. 쌍둥이끼리도 위아래를 나누고, 신문기사에도 사람 옆에 굳이

나이를 표시하며, 누구의 선배이니 후배인지까지 상세하게 서술하고, 서로 이름조차 함부로 부르지 못하고

하급자는 상급자에게 어느정도는 존중을 반드시 표해야하는것 등.




저자는 이런 억압적인 문법체계로 인해 발생하는 예시들 또한 보여주고있다

말콤글래드웰이 지적했듯이 대한항공기 사고가 한국어의 존비어체계와 관련이 있다는 사례

성경 번역 시, 예수가 사실은 존댓말도 반말도 쓰지않았기에 번역논쟁이 발생했다는 사실

조현아 땅콩회항 사건에서 피해자가 느꼈던 모욕감은 사실 존비어체계의 역할 컸다는 사실


온라인에서는 서로존대, 혹은 서로 반말하는것으로 암묵적 합의가 이루어지는 이유는 

사실 한국어 사용자 모두가 존비어체계가 자유로운 의견교환에 방해가 된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짧게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