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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린 해부학자입니다>는 기린 해부학자 군지 메구가 대학생에서 훌륭한 대학원생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기린의 목은 특별하다'라는 가설을 증명하는 과정이 이 책의 큰 줄기이다. 그 사이사이에 주인공이 '기린 해부학자'라는 직업을 가지게 된 계기, 기린과 관련된 토막 상식, 겸손한 유머가 부드럽게 펼쳐져 있다. 이 책은 군지 메구의 자서전이라고도, '기린 해부학'을 알리기 위한 교양 과학 서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문적인 과학 내용과 인간적인 서술의 결합이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낸다.
내용을 간략하게 간추려 소개하겠다.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명확한 진로를 정하지 못한 군지 메구는 자신이 인생에서 가장 좋아한 것과 관련된 직업을 가지기로 마음먹는다.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봄으로써 기린을 줄곧 좋아해 왔다는 것을 깨닫고 그녀는 기린 연구자가 되기로 한다. 이후 평소 존경해 왔던 해부학 교수의 세미나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군지는 그의 문하에서 해부학을 수련한다. 그러다 우연히 접한 논문에서 '기린의 제1흉추는 경추이다'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접하고 그 주장에 매력을 느껴 이를 연구한다. 결국 군지는 "기린이 목을 움직일 때는 경추뿐만 아니라 제1흉추까지 움직인다"는 사실을 증명하는데 성공하고 이를 담은 논문으로 '이큐시상'을 수상한다.
나는 이 책에서 군지 메구의 '마음가짐'에 크게 감명받았다. 앞서 설명했듯 이 책은 전문적인 과학 내용과 인간적인 서술이 결합해 있는데, 전문적인 과학 내용도 물론 흥미로웠다. 특히 CT 스캔을 통해 기린 목의 실제 움직임을 확인한 순간이 재미있었다. 하지만 나는 군지 메구가 연구에 임하는 자세가 더 인상적이었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 또한 '기린 해부학'처럼 미개척된 길이기에 그랬던 것 같다. 군지가 연구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해부의 마음가짐', '어린아이의 마음 가지기', '개척 정신'이다.
먼저 해부의 마음가짐이다. 군지는 책 전반에 걸쳐 기린에게 감사하다고 말한다. 그중에서도 나가는 말에서 지금까지 해부한 기린과 오카피 모두에게 "진심으로 고마워. 사랑해"라고 하는 부분은 아주 감동적이다. 해부는 피와 살과 뼈를 가르고 근육을 헤집는 잔혹한 작업이다. 기린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기린 연구자가 된 사람이 결코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연구를 위해서는 해부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그녀는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감사를 기린에게 표한다.
다음은 어린아이의 마음 가지기이다. 처음 해부를 끝내고 느낀 "무력감. 오직 그 한마디밖에 없었다."부터 ""기린이 목을 움직일 때는 경추뿐만 아니라 제1흉추까지 움직인다." 내 발견은 간결하게 말해 이것뿐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느끼기까지 군지는 힘겨운 여정을 거쳤다. 기린 사체가 기증되었다는 전화를 받으면 그녀는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해부실로 간다. 주말이든, 휴가든, 명절이든 상관없다. 그녀가 항상 열정에 가득 차 있을 수 있는 비결은 기린을 사랑하는 초심을 잃지 않은 것에 있다. 어린아이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만사를 제쳐두고 그 일에 열정적으로 매달린다. 어느 누가 막아도 억지로 떼어낼 수는 있을지언정 스스로 포기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이런 '어린아이의 마음'을 갖고 있기에 어떤 어려움에도 기린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개척 정신. 기린 연구자가 되기로 했지만 아무도 기린 연구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아 군지는 스스로 길을 개척해야 했다. 자신이 하려는 연구를 동물원 직원에게 설명해 기린 사체 기부를 부탁하고, 교과서와는 다른 기린의 구조를 스스로 정의하는 힘겨운 과정을 거쳐 그녀는 기린 해부학자가 되었다. "스스로 이론을 세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면, 뛰어난 관찰자가 될 수 없다"라는 찰스 다윈의 말처럼 그녀는 자신만의 이론을 개척했기에 뛰어난 연구자가 될 수 있었다.
이렇게 이 책의 소개를 마치고, 이제 평가를 해보도록 하겠다.<나는 기린 해부학자입니다>는 내용이나, 편집이나 별로인 구석이 없다. 다만 표지가 옥에 티다. 표지에 '기린 덕후 소녀가 기린 박사가 되기까지의 치열하고도 행복한 여정'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것이 책에 관한 선입견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 문구로는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가볍게 읽기 좋은 성장 이야기를 기대한 독자는 해부와 해체의 차이를 이야기하고, 동물을 해부하는 과정이 자세히 소개되고, 다양한 전문 용어가 등장하는 이 책에 적잖은 충격을 받을 것이다. 표지에 좀 더 과학적인 내용이 강조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점은 4점(5점 만점).
더숲 출판사에 감사 인사를 드리며 글을 마친다. 14,000원이라는 가격의 책을 흔쾌히 배송해 주신 것, 서평이 늦어도 아무 말 없이 기다려 주신 것 모두 정말 감사하다. 다만 처음으로 책을 지원받아 쓴 서평이고, 그렇기에 큰 부담감을 느껴 글의 질이 엉망이라서 마음이 무겁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를 바란다.
저거 무슨 프로그램임? 왜 이렇게 -틀- 느낌이 나지
유키노 드림노트. 틀 프로그램이긴 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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