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일 2020/10/23
- 49일차 2020/12/10
- 오늘 읽은 책
1. 수용소 군도 - 알렉산더 솔제니친 - 열린책들, 김학수 역
149p ~ 222p - 74p
- 49일차, 70페이지 내내 사회주의원칙에 따라 세워진 국가의 기관에서 일하는 요원이 죄 없는 이들에게 자행하는 '신문'의 경우를 펼쳐보인다.
기관의 요원들은 오로지 그들을 수용소로 보내기 위한 의도로 죄목을 찾아내려 애쓴다. 애쓴다는 표현도 거창하다.
그들은 자신의 편의를 위한 고문을 자행하였다. 과학이 발달하던 20세기에서 쓰인 고문은 아이러니하게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중세의 물리를 활용한 고문도구와 달리
그저 자아를 비틀거리게 만들수 있고, 자신들이 편하게 자행할 수 있는 고문법들이었다.
잡아놓은 사람들을 아무렇게나 수용해 쳐넣던 감방은 공간이 비좁아 결국 그 자체로 고문실이 되어버렸으며, 심문관들은 성기를 서서히 짓밟았고, 손톱밑을 바늘로 찌르고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고 다니고, 콧수염을 렌치로 찝어 공중에 매달아 놓고, 홈을 파놓은 콘크리트에 몇주씩 가두어 놓고, 일부러 빈대를 잔뜩 길러 죄수를 알몸으로 빈대감방에 쳐넣었으며, 모든 환기구를 막아놓고 난방을 떼어 땀구멍에서 피가나오게 했고, 소금을 목구멍에 쳐넣고 몇주간 물을 주지 않았고, 익사할때까지 물을 먹이고, 불로 지지고, 이빨을 부러트리고, 풀어주지도 않을 죄수에게 폭력의 흔적이 남지 않도록 고무 방망이, 모래주머니로 때리고, 명치를 걷어차고, 무릎을 꿇리고 오줌을 쏘아댔으며, 의자 끝에 몇시간이고 걸터앉아있게 하고, 무릎을 꿇고 일어나지 못하게 버티게하고, 손톱을 짓이겼으며, 다리가 닿지 않을 정도로 높은 의자에 앉혀 놓는 것만으로도 척추와 다리를 고문하고, 입에 재갈을 물린뒤 몸을 뒤로 굽혀 입의 재갈과 발목을 묶어 두었다. 나라 전체에 퍼진 이 신문기관 밖에서도, 전장에서는 병사에게 땅을 파게 하고, 허리춤까지 깊어졌을 때 그 속에 꿇어앉아 몆주를 버티게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간편하고, 자아를 약화시키는데 효과적인 방법은 잠을 재우지 않는 고문이었다. 잠을 재우지 않는 고문은 몇십년간의 신문을 통해 하나의 관습이 되버렸고, 심문관은 번갈아가며 밤새 신문을 하면서도, 죄수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재우지 않았다. 밤마다 감방에서 신문실로 불렀다가 아무일도 없이 되돌려보내고, 다시 신문실로 불려가기를 반복한다. 앉지도 눕지도 못하게 한다. 일부러 포근한 소파에 앉히기도 한다. 이러한 고문을 통해 죄수들의 의지는 멸종하고, 모든 것을 고백하고자 하는 희망만이 남는다. 이러한 훌륭한 신문법을 경험해보지 못한, 혁명가들은 여전히 공산주의의 열렬한 지지자들이다.
공산당원들은 어떤가? (사회주의 당원들은 진즉에 모두 수용소로 보내졌다.) 그들은 기관에게 동조하면서도 결국 그들 자신들 조차 체포와 신문의 대상이 되었고, 이를 자행한 기관의 고위직 역시 체포와 신문의 대상이 되었다.
기관은 실수하지 않는다. 기관이 정하면, 이미 끝난 것이다. 기관에게 실수란 없다. 오직 수용소와 총살로 향하는 거짓과 고문의 길이 있을 뿐이며, 그곳에 진실은 싹트지 않을 것 같았다. 어떤 선택을 해도 수용소행을 면할 수 없었던 죄수들은 기관이 무엇인지도,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끌려왔기에, 진실이란 것도 알 수 없엇고, 단지 그 고문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백을 했다. 만일 기관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었다면,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고문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고, 그들은 죄를 인정하는 거짓말을 함으로서 수용소로 보내졌다. 기관에게 진실이란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끔찍한 거짓의 늪에서도 우리 개개인 모두가 가지고있는 자신만의 관점을 고수하며, 신념을 지킨이들이 있었다. 돌아오지 못한 자들도 많았지만, 후기에 이르러
기관이 오로지 체포할 인원수를 맞추는데 급급해, 모든 업무의 목적이 죄를 만들어내고, 자백을 만들어내는데 이르렀을때는,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진실을 말하며 자백이란 것을 하지 않을 사람들은 조사가치가 없어 금새 석방해주었다. 기관에게 이미 죄라는 관념은 무의미한 것이되었고, 기관은 오직 잡아들일 구실을 목표로 고문을 자행하는 고문기관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국가에 반하는 자들은 죄인이라는 명목하에 이루어졌다.
오늘까지 달린 거리
3019p / 42195p (약 7.15%) 3천페이지, 7퍼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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