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하루키 답게 술술 읽힌다.
소설이라고 당당하게 써 붙였지만
은근히(또는 대놓고) 에세이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경험과 상상력이 더해진 느낌이다.
허언증에 걸린 (작가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질병이지만)
사람이 자신의 얘기를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
조금 안달이나 글을 쓴 것 같았다.
있을법한 경험담도 있어서
이거 에세이인가 다시 표지를 보면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이라고 또렷하게 써있다.
분명히 본인의 추억같은
글쓰기의 달인 하루키의 디테일한 묘사가
헷갈리게 하는 와중에 얼토당토 않는 일화도 껴있다.
'말하는 원숭이'
편을 읽으면서 이건 역시 소설이군, 하다가도
그런데 에세이든 소설이든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그런 생각을 품게 한다.
그리고 다시 곰곰히 짚어보면
만약 그 경계가 허물어진다면 하루키는 죽을때까지
술술 쓸 글감이 많아질 것이다.
물론 독자들도 술술술 읽을 것이고..
더 이상 주제도, 교훈도 없다. (아마도)
그냥 글일 뿐이다.
그리고 그 글은 재미가 있고 흡인력이 있다.
료칸에서 만난 '말하는 원숭이' 이야기와는 정반대로
반드시 에세이일 것 같은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집] 이라는 챕터는
정말 큭큭거리면서 읽었다.
규칙적으로 에세이와 소설을 넘나드는
하루키는 그 카테고리를 글로 부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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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쓴 감상에서 원래는 '에세이와 소설'의 경계에 관해 더 말할 생각이었는데.. 거기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