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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문체론 들어가기 전에 짧게 쓰는 박솔뫼 문체 분석이다! 요새 감상문 적다는 말에 삘받고 썼다! 시험 공부? 물론 안했다! 모두 박솔뫼 읽으세여~
독자 없는 글
- “독자 없는 글에는 의미가 없다.” 그것은 분명 텍스트를 대화의 하위로 보는 바이이만이 아니라, 문어(文語)만의 지위를 확립하려 한 데리다마저도 동의하는 명제일 것이다.
- 읽히지 않는 글에는 의미가 없다. 문학이 산업화 되면서, 그런 기조는 한층 심해졌다. 단문은 신성시되고, 장문은 도태된다. 어떤 글이든 요약은 필수. 글은 주제를 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 그러니까, 글의 이면에는 늘 권력이 작용하고 있다. 독자는 권력자이고, 저자는 그 시선에 종속적이다. 결국 글은 독자들에게 읽히고 싶다는, 나아가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의 발현에 불과하다.
- 악셀 호네트는 일찍이 이 점을 지적했다. 그의 시선에서 모든 인간은 인정받고 싶어하는 아이에 다름 아니다. 늘 남의 시선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아이. 타인의 인정 없이는 자기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는 아이.
- 이렇게 말하는 나 역시, 누군가 내 글을 읽어줬으면 한다는, 또 나를 인정해줬으면 한다는 유아기적 욕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다. 나는 누군가 듣고 싶어하는 말밖엔 하지 못한다. 누군가 읽고 싶어하는 글밖엔 쓰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늘 글을 쓴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겨왔다. 내 글엔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 박솔뫼 작품을 만난 건, 그런 부끄러움에 시달리던 와중이었다. 정말이지, 바닷가에서 살아있는 암모나이트를 발견한 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올해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다 해도 괜찮겠지.
- 박솔뫼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재미가 없다는 점이다. 그녀의 작품엔 서사가 없다. 문장엔 군더더기가 많다. 아니, 오로지 군더더기로만 이루어져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품 속 표현을 빌리자면, “멍하게 듣다보면 저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는 글이다.
- 그 이유는 무엇에서 비롯하는가? 그녀의 글은 독자를 상정하지 않는다. 박솔뫼가 그리는 세계에서 글은 근본적으로 지루한 것이다. 진지할수록 읽을 가치가 없는 것이고, 우스운 것이다.
“병준은 눈을 감고 열창을 했고 노래를 부르는 병준을 보면 정말 노래에 감정을 담고 있어 자기 노래에 자기가 집중하고 있어 뭐 이래 싶어서 웃고 싶어졌다.”(‘안 해’ 中)
그렇기에 작중 인물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서로의 서사를 잘라먹는다.
“뭔가 자신의 이야기를 좀 더 하려고 하는데 술을 마시던 남자가 대학생에게도 술을 따라 주며, 가는 건 난데 왜 네가 더 열을 내는 거지 하고 말했다.”(‘해만’ 中)
서로가 서로의 말을 듣지 않는 사회. 이야기가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않는 사회. 그래서일까, 단편 ‘안 해’는 “그러니까 지금처럼 으음 앞으로 뭐든 열심히 안 해야지”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된다. ‘의미있는 척 하는 말’을 하지 않겠다. 일견 다짐의 문장으로도, 또 청유의 문장으로도 읽히는 섬세한 문체이다. 하지만, 정작 이 문장은 누구를 향한 발화인가?
- 당연히 누구에게도 향하지 않는다. 그것은 혼잣말이고, 또 비웃음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좆 까”라고 당당히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박솔뫼의 문장은 언제나 “중얼거림”, 혹은 “우물거림”으로 가득 차 있다. 대화가 들어갈 자리에 “신음 소리와 웃음소리만이 남아 있다.” ‘의미 있는 척’ 따윈 하지 않는다.
- 그 당당함이 나는 부럽다. “좆 까, 안 해” 라고 말할 수 있는 당당함. 정제된 문장이 아니라, 쓰고 싶은 문장을 쓰는 당당함. 니들이 굳이 읽을 필요 없다는 당당함. 그 당당함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감상문을 쓴다.
그런 당당함이 좋으시다면 정영문도 좋게 읽으시겠네요. 당장 어작세를 사십쇼
진짜 이 정도면 정영문 빅브라더 아닌가?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 dc App
뭔가 재미있을 거 같지만 막상 읽으면 엄청 재미없을 것 같은 작가네
재미 없는게 특징임. - dc App
그러니까 그 '재미없음' 자체가 재미있을 거 같음 ㅋㅋ 말로 하니까 이상한데
뭔 느낌인지 알것 같음. 나도 재미 없는데 재미있게 읽음 - dc App
당당한 힙스터가 되고 싶은데 당당하지 못해서 유사힙스터인가요
pseudo hipster... - dc App
인터내셔널 밤도 재밌었는데 이거도 봐야겠구만
인터내셔널의 밤은 내가 아직 안읽음. 그럼 무얼 부르지 확실히 괜찮은듯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