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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인데
평소에 자주 지각하던터라 그날도 지각했지
학교에 엘레베이터가 있는데
그걸 타려고 기다리고 있었지
근데 옆에 보니까 한 살 많은 누나 (당시 그 누난 고3) 가
엘레베이터 기다리면서 책을 읽고 있는거임
그땐 잘 몰랐지 뭘 읽는지 안보였거든
그래서 둘이 엘레베이터 타서 서로 양쪽 벽에 기대어서
난 5층, 그 누나는 4층 누르더라
근데 보니까 민음사 세계전집같은거야
자세히 보니 셰익스피어 멕베스더라
나도 그때 한참 책에 빠져있었고
아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인가 노르웨이의 숲을 읽던 시기였을거야
그래서 감수성도 짙었고 책 읽는 여자가 이상형이기 시작했는데
마침 그 누나가 고전을 읽는 그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는 얼굴이
ㅈㄴ 예쁘고 귀여운거임
진짜 그러고 몇주를 그 누나 생각만 했던 것 같다
지금의 나였으면 바로 번호라도 따거나 말이라도 걸었을 것 같은데
우울증 심했던 그 시절의 나에게는 너무도 아쉬운 기억일 뿐..
그러니 우리 독붕이들은
눈앞에 마음에 드는 사람 있으면 일단 표현하고보자
그래야 후회가 덜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