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대사관 건물)
1. 꾸란은 '읽다, 낭송하다' 라는 아랍어 단어 까라아에서 유래함.
꾸란의 성립 과정은 무슬림들의 전승에 따르면 무함마드가 계시를 받고 그때그때 여러 장소에서 툭툭 뱉었는데
초기 무함마드의 동료들이 암기하거나 나뭇잎이든, 염소가죽이든 그 자리에서 바로 기록해둔걸
무함마드 사후에 취합, 정리하고 마침내 3대 칼리프였던 우스만 때에
공식적인 꾸란 판본을 결정하고 여타 다른 이본들은 폐기처리했다고함.
이때가 650년이고 무함마드가 죽은지 약 20년만임.
2. 물론 현대 역사학에서 위와 같은 전승을 그대로 받아들이진 않아서 여러 이견들이 치고 박고 싸우는데
일부 판본만 남아있는 거 말고 전문 다 기록된 꾸란 사본 중에 가장 오래된게 대충 8세기 중반임.
무함마드 사후에 바로 만들었다기엔 본문 내부에 석연찮은 구석도 몇 군데 있어서
wansbrough같은 학자들은 무함마드 사후 100-200년 정도 후에야 만들어졌다고 주장하기도 함.
그런데 wansbrough의 연구 이후에 고고학적으로 무함마드 사후와 거의 가까운 시기에 만들어진걸로
추정되는 사본들 (전문은 아니고 일부분만 발견됨)이 등장했고, 여기에 적혀진 구절이 현재 꾸란하고 거의 비슷했기 때문에
초기 꾸란의 형성과정 대해선 딱히 학계에서 확고한 정설이 없는 상황.
3. 성서학자인 바트 어만이 "성경 왜곡의 역사"라는 책에서
신약성경을 공부하다가 서로 내용까지 상충되는 여러 사본들을 접하고 혼란스러웠다고 쓴 적이 있는데
꾸란은 사본들간의 내용 차이가 성경에 비해서는 많이 적음.
8세기에 발견된 꾸란 사본이 현재 통용되고 있는 꾸란이랑 글자도 별로 차이가 안난다고 함.
위에서 언급한 극초기 사본도 몇 글자만 다르고 현재랑 거의 일치한다고 들었음
4. 꾸란은 일단 존나게 불친절한 책임.
율법학자들도 뜻을 모르거나, 의견이 갈리는 단어가 튀어나오기도 하고,
신이 자신을 지칭하는 단어도 3인칭 단수였다가 1인칭 복수였다가 왔다리 갔다리 하고
본문을 Surat라는 이름의 챕터 별로 나누는데,
그 챕터 나누는 기준도 내용의 주제, 계시가 내린 장소 시간의 차이 이런 것도 아니고 순전히 지좆대로임.
하지만 무엇보다 불친절의 가장 큰 요인은 '맥락'이 없다는 거임
꾸란의 본문은 '무함마드가 전달한 신의 계시'인데
이 계시가 언제, 어디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말하고 있는 시점에서 청자는 누구인지, 무슨 상황속에서 계시하고 있는 건지에 대한 맥락이 전혀 본문에선 안 나옴.
그래서 꾸란을 연구자들은 'Text without context'라고 부른다고도 함.
5. 이런 무맥락과 불친절함에 가장 크게 고통받았던 건
알라의 율법대로 살아야하는데 꾸란만 봐서는 도저히 알라의 율법을 이해할 수 없는 초기 무슬림들이었음.
무슬림들은 맥락도 없고, 이해 안가는 꾸란을 해석하기 위해서
꾸란의 수많은 계시들이 어떤 상황적, 역사적 맥락에 있었는지 알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하디스라고 불리는 무함마드 언행록들이 등장함.
이때 무슬림 학자들은 진짜 신뢰할수 있는 무함마드의 언행만을 수집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스나드'라는 출처 양식을 달아서 언행의 신뢰성확보를 위해 노력했음.
이스나드란 대충 "A는 B한테 들었고, B는 C한테 들었고, C는 D한테..." 라면서 존나 이어 붙이는 방식인데
언행록을 수집 정리하는 학자들은 이스나드에 등장하는 인물들로
아예 사전까지 만들고 이를 이용해서 수집한 언행의 신뢰성을 검증했음
예를 들어 'C가 E한테 들었는데 무함마드가 김유식 팼다더라.' 이런 언행을 수집했으면
사전보고 C는 바그다드에서 활동했고 E는 예멘에서 활동해서 얘네는 만날 수가 없는데?
하면서 나가리 해버리는 방식임.
6. 무슬림들은 꾸란을 '창조되지 않은 영원한 신의 말씀'이라고도 함.
뭔 개소린가 싶겠지만 초기 이슬람 철학의 주요 떡밥이고,
이걸로 칼리프랑 율법학자가 정치싸움까지 했을 정도로 민감한 주제였는데
쉽게 말해서 꾸란의 본문은 어느 한 시점에 인간이나 다른 피조물들처럼 없었는데 창조해낸 그런 존재가 아니라
태초부터 하나님과 함께했던 말씀이었으니 영원하고 '창조되지 않았다'라는 거임.
초기 이슬람 역사에서 "알라만이 유일신이니까 영원한 존재는 알라말고 없고, 따라서 꾸란의 계시도 알라의 창조물이다." 라는 학파가 있었고
"꾸란은 창조되지 않은 영원한 알라의 말씀이다"라고 주장하는 학파끼리 존나 싸우고, 칼리프도 전자 입장에서 후자를 탄압했는데
결국에는 후자가 이겼고 이게 지금 대다수 무슬림들의 꾸란관으로 이어짐.
단, 아라비아 동남쪽 오만에서 주로 믿는 이바디라는 소수 종파에서는
꾸란은 '창조된' 신의 말씀이라고 보기때문에 이슬람 전체가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님.
신기하넹
추
고맙다. 1월에 서울올라갈때 사우디 문화원가서 약 팔아제끼며 코란 내놔요! 해볼 생각인데. 이 글을 바탕으로 파편화되있는 지식이 코란을 봐야 알거같다! 근데 저번 국제도서전때 가봣는데 코란이 다떨어져서 구하지 못했다! 앞에 제본되있는 삐라 두어개 주워오긴 했는데 그거만으로 부족하다 코란! 코란이 필요하다!! 정도면 주지 않을까...? 행복회로 돌리는건가...
종교서가 다 그렇지 뭐 ㅋㅋ
오 재미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