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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작부터 결말을 못박아두고 시작한.


주인공인 윌리엄 스토너의 일생을 짧은 문장으로 요약하는데별로 특별한 것도 없이 쓰여져 있다.밋밋해 보이는 그의 일생을 천천히 훑어나가는게 이 책의 줄거리다.직업적으로도 사생활적으로도썩 성공적이지 못한 그의 일생이 책 한권으로 함축되어있는데다 읽고 느낀 점은


'누가 이 인생이 평범하거나 실패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는가' 였다.


결혼생활도 교수생활도, 새로운 사랑도,남이 보기엔 별다른 성취가 없어 실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한 단면에 불과하다는 것을 책이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보면 스토너란 인물은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마음을 따랐다. 어떻게 보면 이기적이기까지 하다. 


농과대학을 졸업해 농사에 도움이 되라고 

어렵게 학교에 보냈는데 

스토너는 문학에 매료된다. 


그렇게 스토너는 농부의 자식이라는 운명을

외면하고 문학에 뛰어든다.


친구들이 각자의 이유로 전쟁에 참여할때도

스토너는 남들의 시선을 별로 신경쓰지 않고

학교에 남기로 한다. 


그는 평생 이런 태도를 유지하며

어떻게 보면 대인관계에 무심한

외톨이 같은 면모를 지녔지만


마음이 맞았던 친구, 고든 핀치와 

전쟁에서 전사한 데이비드 매스터스를

평생의 친구로 여긴다. 


스토너는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소신대로 살기 때문에 

학교의 정치싸움에서 밀려나버린다. 


그는 히스테릭한 부인의 악질행동에도

로맥스 교수와 찰스워커의

비열한 정치질에도 

적극적으로 맞서지 않는다. 


그가 분노를 표출하며 행동했을 때는

 로맥스 교수와 찰스워커의 

비열한 짓을 까발릴 때였는데

그것은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 정도 밖에 

보이진 않는다. 


그 이후로 로맥스 교수가 

스토너를 트집을 잡아 공격해도 

스토너는 묵묵히 소신을 지키며 견뎌낸다.  


이 책은 스토너의 내면은 샅샅이 묘사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행동은 외면적으로만 설명하거나

내면적으로는 유추한다.


그래서 

스토너를 괴롭히는 주위사람들의 

동기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주위 사람들의 악행에 동기가 명확했다면

그 실타래를 풀기 위해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퍼졌겠지만


이 책은 스토너의 일대기와 그의 일생에 큰 영향을 끼친

몇가지 사건들을 나열하고 주위 인물들을 말그대로 

스치는 조연처럼 묘사한게 인상깊었다.

 

그래서 당시에 그들의 지독하게 밉살스런 행동들과

스토너가 당한 불이익들이 

종국에가서는 그것들조차 

별거 아닌것처럼 느껴지게 하는게 이 책의 매력이다. 


스토너가 인생을 돌아보며 중요하게 느낀게 

그런 것들이 아니니까 말이다.


늙고 쇠락한 스토너가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면서  

그런 것들은 먼 얘기처럼 소소하게 보여지기도 한다. 


그의 열렬했던 두번째 사랑 캐서린 드리스콜을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면 신파가 되었겠지만


스토너는 인생에 뭘 기대했는지를 계속 생각하다

별로 주목받지 못한 자신이 쓴 책을 바라본다.


자신의 흔적이 

이 곳에 남아있다는 진실이

그를 안심하게 하고 

눈을 감는다. 


스토너는 

그 책에 

자신의 인생에 가장 많은 시간 매료되었던

 자신의 진실한 모습이 

담겨있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만족스럽게 눈을 감는다. 



직업, 관계, 결혼, 연애


모든 것에 성취가 없어보이지만


그는 모든 것에 묵묵히 도전했고

기쁨과 좌절을 맛보았다.


작가(존 윌리엄스)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왜 이 책을 슬프게 보는지 모르겠다고

자신은 스토너를 영웅으로 본다고 했던 말이 

무슨 말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