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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일 2020/10/23


- 57일차 2020/12/18


- 오늘 읽은 책


1. 반지의 제왕 4권 - 톨킨 -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 김번, 김보원, 이미애 역

242p ~ 312p - 71p




- 57일차, 결국 골룸을 끝까지 따라가다가 사단이 나고 말았다. 쉴로브의 굴로 들어가 그녀에게 프로도가 당하고 말았다.


쉴로브는 모든 생명의 죽음을 원하고 그 모든 것을 먹어치우며, 자신의 수컷자식들과 교미 후 죽여버리고, 어둠 그자체를 배설하는 거미 괴물이었다.

그녀의 보금자리 역시 어둠 그자체로 이루어진 끔찍하고 토악질 나오는 악의의 증기가 가득찬 암흑이었다.


그곳에서 빛을 발한 것은 하늘의 별이 떨어져 손에서 빛나는 듯이 찬란한 광채를 퍼트리는 갈라드리엘의 작은 유리병 속 빛이었다.

그 빛이 그녀의 눈을 찌르고, 그곳에서의 탈출을 도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건 우리의 방향을 잡아줄 높은 하늘의 볓빛이 아니라, 내가 있는곳을 밝혀줄 손 안에 작은 별빛 하나다.

그 작은 벌빛도 암흑 속에선 우리를 한순간이나마 지켜줄 수 있다. 그러나 그곳에서 도망쳐야한다.


샘과 프로도는 요정의 칼로 거미줄을 끊어 탈출했지만, 그녀는 프로도를 잡아내고 만다.

이 때 프로도를 구해낸 것은, 그 작은 별빛을 건내받아 용기를 낸 샘이었다.

샘.. 충직한 하인 샘.. 그가 쉴로브의 배를 요정의 칼로 베어 가르고, 눈을 때려 부수어 쫒아냈지만, 프로도는 싸늘한 모습으로 잠들어있었다.


프로도가 죽었음을 깨달은 샘은 자신들의 임무에 대해 생각한다. 어떻게 이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나 대신 간달프가 있었다면!

하지만 이윽고, 프로도의 희생을 헛되이 보낼 수 없기에 그가 해낼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임무의 무게를 짊어진다.


반지를 빼어내 목에 건 샘은 그 육중한 무게감을 느낀다.

긴 여행동안 그만큼 무겁게 느껴진 발걸음은 없었으리라, 분노와 의지와 슬픔을 속에 품은채 프로도에게서 멀어진 그에게,

멀리서 쿵쿵 소리와 함께 나타난 빨간 휏불들이 보인다.


프로도를 들쳐메고 돌아가려는 오르크들을 보고 머리가 아닌 가슴, 더 정확한 것을 따랐어야함을 후회하며 오르크를 향해 달린다.

오르크 무리 앞에서 잡히지 않으려 반지를 껴버린 샘의 모습에서 나는 악의 특징을 더더욱 잘 포착할 수 있었다.


자신의 모습을 사라지게 한다. 시야가 흐릿해진다. 청각이 예민해진다. 악이 나를 찾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악에 대한 이해력을 부여해 오르크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한다.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예민해진 청각과 이해력을 통해 오르크들의 말을 엿들어본 샘은 프로도가 사실 살아있음을 알게된다.


먹이를 산채로 먹으려는 쉴로브의 고약한 취향 덕분에 프로도는 살아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오르크들의 행진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던 샘은 성벽 바깥에, 프로도는 성벽 안쪽으로 갈라져버린다.




반지의 제왕 4권에서는 골룸을 따라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골룸은 호빗의 조상이라는 것이 기정사실인데, 호빗, 즉 주인공과 비슷한 존재라는 점은, 이를 읽는 독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지않을까 싶다.


어찌됬건 골룸은 욕심에 잠식되어 선과 악이 섞여버린 역겨운 존재이다.

프로도는 반지의 유혹을 경험했기에, 똑같이 반지의 유혹에 자신을 잠심당해버린 골룸에게서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누구도 믿지않는 골룸이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상대에게서 자기자신을 발견한 자만이 그 상대를 이해할 수 있다니. 심지어 골룸같은 역겨운 존재라도 이해할 수가 있다니.


우리도 나와 잘 맞는 사람은 이해하고 신뢰하면서, 나와 잘 맞지 않는, 그러니까 상대에게서 나와 같은 부분을 많이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은 곧잘 멀리 하지 않나?

프로도는 그 골룸까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를 이해했기에 그를 굴복시킬 수도 있었고,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다.


살면서 골룸같은 존재를 만나기도 사실 쉽지 않다. 그렇다면 골룸 정도 되는 사람이 아니라면, 우리도 프로도 처럼 이해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에게서 나와 같은 점, 단지 공통점과 차이점을 말하는게 아닌. 좀 더 그 사람의 본질적인 측면에서 나 자신을 발견한다면,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프로도는 반지의 힘, 즉 악의 힘과 그 유혹이라는 본질적 측면에서 골룸 속 자신을 발견했다.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가 알아야할 본질적인 힘은 무엇일까? 선의를 가진 사람을 이해하지 못할 수가 있을까?

우리가 이해해야할 것은 내가 역겨워하는 존재가 아닐까? 왜냐하면, 그 역겨운 존재는 나를 공격하고 내 반지를 빼앗아 버릴테니까.

모든 빛과 지혜를 잃고 떠돌아다닐 때, 길잡이가 되는 것은 그 역겨운 존재일지도 모르니까.


그를 이해할 수 있는 힘이 과연 무엇일까? 식욕? 성욕? 수면욕? 권력욕? 악의? 적의? 

잘 모르겠다. 


아니면 샘처럼 그냥 골룸을 믿지 않으면 되지 않을까? 아니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에게는 절대반지라는 악의 힘이 호시탐탐 우리를 유혹도사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심지어 그 힘은 그저 손가락에 끼우기만 하면 될 정도로 쉽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는 샘일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프로도일수도, 누군가에게는 골룸일수도 있는 것이 세상만사 아니겠는가?


만일 프로도 없이 샘만 있었다면, 지도자를 잃고 혼자 남아 길을 잃었을 때, 골룸을 따라가지 않아 그자리에서 죽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애초에 프로도가 없었다면, 샤이어에서 정원손질을 하고 있었겠지. 하지만 샘이 어디 즐거운 모험을 떠나러 나왔나?

자의반 타의반으로 모험의 부름에 응답한 프로도를 위해 그 또한 자의반 타의반으로 나섰다. 

샘 또한 이 여정의 끝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확신하지 못한다. 우리네 인생도 그렇다. 아직 한창인 독붕이들이겠지만,

지나온 여정을 되돌아보았을때, 어떻게 마무리 되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온갖 고생과 역경을 겪고, 도움을 받고, 한발자국 나아가고,

그러다 포기해서 이루지 못한채 잊혀진 여정이 있는가 하면, 끝까지 해내서 기억에 남아 이야기거리가 되었던 여정이 있지 않나?


그러니 프로도와 골룸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내가 충직하고 선하고 의심많은, 당당하게 역겨운 존재들을 믿지 말라 일갈하고 내쫒을수 있는 존재라 생각하는건

크나큰 착각이다. 간달프와 갈라드리엘 그리고 파라미르가 반지의 힘의 위험성을 알고 그것을 거부했던 지혜를 보여주었듯이


나도 내 속에 오직 충직한 하인인 샘만이 당당하고 행복하게 서있다고 생각하면 안되겠다. 내 속에 골룸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아는 지혜가 있길 바란다.


어찌됬건, 프로도가 골룸을 이해하고 길을 안내하도록 요구할 수 있었기에, 그들은 곤도르에 당도하고, 암흑의 탑까지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골룸은 끝끝내 그들을 배신하고 프로도는 독에 당했다. 샘은 자신의 결정을 수없이 자책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해서, 그를 온전히 믿어야하는 것은 아니고, 그를 믿을 수 없다고 해서 황야에서 길을 잃은채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프로도와 샘, 골룸이 3가지 존재가 모두 나의 정신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프로도처럼, 스스로 반지의 무게를 짊어지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정신의 요소가 있는가 하면, 욕심에 잠식되어 사리분별 하지 못하는 골룸같은 정신의 요소가 있고,

이를 항상 의심하고 프로도를 다잡아주는 샘과 같은 정신의 요소가 있다고 생각해보면, 그 균형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 골룸과의 이야기가 끝이 나질 않아 더이상 생각을 정리하기가 힘들다. 



이 4권 후반에 나온 쉴로브란 존재에 대해서도 생각이 좀 있는데 

쉴로브의 약점은 눈임, 쉴로브는 어둠 그자체에서 살면서 모든 생명을 먹어치우며 어둠을 배설하고 자신의 수컷자식과 교미한후 죽여버리는 거미 괴물인데,

그 악의와 적의로 가득한 수많은 눈이 약점이고 배를 아무리 찌르고 갈라봤자 죽지 않음, 그리고 산채로 먹이를 먹는 취향이 있음.

모든 생명의 죽음을 원하고 그걸 먹어치우길 원한다는 점에서, 인생에서 보기 힘들지만 언뜻 기억을 뒤돌아보면 한두명쯤 있겠다 싶은 악의적인 사람들이 생각남. 

그 사람들의 약점은 그들을 눈멀게 하는게 아닐까? 그들의 악의와 적의의 찬 눈을 공격하는거지.

갈라드리엘이 준 그 작은병 속에 담긴 별빛이 그녀를 그토록 두려워하게 만든걸 보면, 그 작은 별빛이 그 악의적인 사람을 나에게서 잠시나마 떨어지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근데 그 작은별빛이 뭔진 모르겠음... 눈을 공격한다는게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겠음


그냥 뭐 재밌는 이야기로 보면 되니 너무 빡빡하게 생각하진 않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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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한 책]


1. 융 기본 저작집, 정신 요법의 기본 문제

2. 죄와 벌

3. 체호프 단편선

4. 목소리를 보았네

5. 반지의 제왕 1권,2권,3권,4권

6. 괴테와의 대화 1권

7. 에덴의 용

8. 수용소 군도 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