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린이인데 평소에는 해저 2만 리, 허클베리 핀의 모험,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 소설 같은 책들을 재밌게 읽었어. 그러다가 이런 모험/추리 소설 말고 다른 것들도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독갤을 알게 되었고 여기서 독린이한테 추천하는 책들 중에 인간실격, 1984, 위대한 개츠비 총 3권을 읽어 봤어. 근데 이 책들을 읽는 게 생각보다 재미가 없더라. 읽으면서 이것들이 어떤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고 왜 명작이라고 평가받는지는 알 것 같았는데, 그런 걸 떠나서 그냥 읽는 과정 자체가 괴로웠어. 특히 1984 같은 경우는 진짜 읽으면서 숨이 턱턱 막히고 답답하더라..
여튼 내가 궁금한 건 너네는 이런 근대문학들을 어떤 재미로 보는지야. 내가 느끼기에 세계문학전집에 수록되어 있는 유명한 문학들은 대부분 모험이나 박진감, 해피엔딩 같은 것들과는 거리가 멀고 추악함, 허무함, 시시함, 세속 이런 것들에 가까웠어. 책을 읽으면서 흥미를 느낀다기보다는 그냥 어려운 공부를 하는 느낌? 물론 단순히 내가 생각의 깊이가 얕기도 하지만, 어쨌든 내가 받은 대략적인 느낌은 이랬어.
보통 사람들이 책을 읽는 목적은 무언가를 위한 수단이거나 재미를 위해서라고 생각하는데, 문학 같은 경우는 후자인 것 같아. 그러니까 생각해보면 힘든 일과 후에 귀중한 자유시간을 독서라는 취미에 쓰는 건데, 이런 문학들을 읽으면서 그 시간을 보낸다는 점이 엄청 신기하고 한편으로는 대단하다고도 느껴졌어.
너희는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는 거야?
언급한 책들에 해당하는 건 아니지만 난 문학 읽을 때 인간의 삶을 어떻게 표현했고 그 표현에서 무엇을 볼 수 있는지 중점을 두고 읽음
아 그렇게 읽을 수도 있겠구나..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아
그러니 나는 보바리 부인과 돈키호테를 추천함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줌. 나와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의 사유를 접하면서 생각의 반경도 넓어지는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서 재미 하나만은 보장하는 <기사단장 죽이기> 읽으실?
종강하고 읽어볼게.. 고마워 ㅋㅋ
별개로 언급한 세 작품은 독갤에서도 좀 호불호가 나뉠걸? 개츠비는 나도 노잼이었고, 인간실격도 기대만큼은 아니었음..
근데 그 책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진짜 남다르게 느껴짐 세상이 그래서 진입장벽 낮은 인문학책으로 시작해서 점점 넓히는게 좋다고 생각해 1984는 그래도 재밌었을텐데... 그러면 베르나르베르베르걸로 시작해보자
돈키호테, 동물농장 읽읍시다.
처음부터 너무 빡세게 읽었음.
너가 책을 읽는 목적 자체가 활자를 읽음으로써 얻는 긍정적인 감정들, 쾌락들이라면 이해가 안될 수 있음. 그러나 책에서는 단지 긍정적인 감정 외에 너가 써놓은 부정적인 감정들, 그 작품을 명작이라고 부를 가치가 있게 해주는 유무형의 정보들, 지식, 지혜, 사건, 상황, 관점, 감정같은 가치들을 얻을 수 있지. 그리고 그런 책들을 즐겨 읽는 사람들은 책을 읽는 목적 자체가 활자를 읽음으로써 그 모든 것들을 얻기 위함이기 때문일거야. 머릿속을 강타하는 그 가치들에 중독되어, 넓은 의미의 지적 쾌락들을 즐기는 거지. 그러니 나는 책을 왜 읽지? 라는 질문에 어떤 답을 내리느냐에 따라 책에서 얻어지는게 다를 텐데, 그 답은 책 이전, 즉 일상과 인생에서부터 찾게될거야.
정말 좋은 말인 것 같다 고마워
나는 니가 얘기한 1984의 그 숨이 턱턱 막히고 답답한 느낌 자체가 좋았어. 잘 만든 공포영화나 스릴러 영화 볼 때 느끼는 쾌감이랑도 비슷한거. 니가 얘기한거 중에 또 인간의 추악함, 허무함 이런 걸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것도 그 자체로 좋아. 인생에 대한 깨달음 같은걸 느낄 때 그 자체가 즐겁고 그런 책을 읽는거 자체가 재미있어
3개 노잼 맞음. 개명작에 재미도있는 로렌스 스턴 책 읽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