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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서 살아남기. 우리가 몰랐던 신기학 전쟁의 과학. 


남북대립의 양상은 점점 더 심해지지만 위기감은 감소하는 세상.



 어렸을 때 북한의 남한 불바다 발언으로 부모님께서


 우리 피난갈 때 동생이랑 나랑은 어떻게 데리고 다녀야지 괜찮을까.


.라고 걱정하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는 북한이 뭐라고 지껄여도


걱정하는 것은 휴가나오는 군인들 뿐, 사람들은 그냥 살아갔던 것 같다.


 하지만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전쟁은 가까이 있기에, 그 전쟁에서의 서바이벌 지침서


정도라고 생각하고, 아마 퇴역 특수부대 장교가 쓴 게 아닐까 생각하고, 


베어 그릴스를 생각하며 책을 구입했고, 자주 그랬듯이 내 생각은 또 빗나갔다.



저자는 미필 여자였다...;;;; 


(사진을 봐라.. 아줌마 뭔가 개구진게 느껴지지 않는가? 유쾌하고 엉뚱하다..ㅎㅎ)


이 아주머니는 통속 과학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의 작가로, 사후세계, 성을 주제로 하는 책을 썼다고 한다. 



전쟁에서 살아남기 책은 서바이벌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 다른 과학자 공학자들이 어찌하면 쉽게 많은 사람을 죽일까.



 연구하는 동안, 어떻게 많은 사람들을 살릴까.-에 대해 연구하는 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은 전투가 벌어진 뒤에 실험복 자락을 휘날리면서 달려가는 


과학자들과 외과 의사에게 표하는 경의다. 더 안전한 탱크를 만들고, 더러운 파리와 전쟁을


벌이고, 칠면조독수를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이들에게 말이다.-<서문을 대신하여>중에서



 인류 과 전쟁과 과학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일 것이다. 


당장 떠오르는 통조림만 하더라도, 전쟁통에서 음식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 발명된 것이며, 고어텍스,


방탄복, 냉동건조커피, 합성거위털 등 많은 물품들이 있다. 


'군용' 물품은 그 특유의 투박함과 막상 사회에서는 잘 망가지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적이라 캠핑족들이나


낚시족들이 즐겨찾는 물건이다.


책의 첫장은 군복으로 시작한다. 


미국의 군복 연구소에서는 비바람에 안전하고, 


디자인도 예쁘고, 화염, 폭발물, 탄환, 레이저, 탄저균, 모래벼룩 등을 막아 줄 수 있으며


사막에서는 시원하고 극지에서는 따뜻하고 세탁도 쉬우며 쉽게 망가지지도 않지만,


 가격도 최저인! 군용겉옷을 만들려고 실험을 한다. 그래서 회사에서


'저희가 뛰어난 섬유 만들었어요!' 'ㅇㅋ 가져와봐' 해서 불에다 굽고,


 물을 뿌리고, 쇠구슬을 뿌려서 세탁에 강한지 실험을 하고, 우유를 뿌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실수를 안한 것도 아니다. 책의 본문을 보자.


주홍색 속옷 일화야말로 군의 어리석은 패션 감각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다. 『의학 회보Medical Bulletin』 1897년 6월 호에 실린 논문을 인용하자면, 20세기가 시작될 무렵 〈빨간 속옷이 어떤 신비한 치료 효과가 있다는 생각이 아주 널리 퍼져 있었다〉. 아무런 근거가 없었음에도, 이 개념은 미국 의무감실에까지 스며들었다. 육군 중령 윌리엄 우드는 인도에 주둔하는 영국 육군 장교들이 모자에 빨간 천을 두르면 열대의 뜨거운 태양을 견디기가 좀 수월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그러자 필리핀에 주둔한 군대를 대상으로 연구가 수행되었다. 모자를 조금밖에 준비하지 못했지만, 미국 군인들은 빨간 속옷도 좋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아마 멋진 란제리나 신발 속의 키 높이 깔창 같은 일종의 숨겨진 심리적 욕구를 보여 주는 물건, 남몰래 간직한 보물인 양 여겼을 것이다. 그래서 주홍색 속옷 상하의 5천 벌을 당시 필라델피아에 있던 육군성 병참소에서 배편으로 보냈다. 대조군 역할을 할 흰색 팬티 5천 벌도 함께 보냈다. 그런 뒤 1년 동안 심신의 활력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군인 1천 명을 실험 대상자로 선정했다. `````직후부터 일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속옷의 80퍼센트는 가장 몸집이 작은 사람에게조차 꽉 낄 만큼 작았다. 아마 속옷 제조업자들이 옷이 필리핀으로 보내진다는 것을 알고서, 필리핀 남성들이 입겠거니 오해하고서 더 작고 깡마른 엉덩이에 맞게끔 만들었을 것이다. 즉 지레짐작한 것일 수 있었다. 누가 알겠는가. 결국 600명을 실험에서 제외시켰다. 게다가 덩거리dungaree라는 거칠고 무거운 무명천을 소재로 한 바람에, 실험 대상자들은 아무도 땀을 흘리고 싶어 하지 않는 곳에서도 땀을 흘려야 했다. 그러니 빨간색이 제공할 것이라던 신비한 냉각 특성과는 정반대의 성질을 지닌 것이 분명했다. 덧붙여서 땀은 이중으로 당혹스러운 상황을 만들었다. 염료가 줄줄 배어났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실험 대상자들은 온갖 조롱과 비웃음을 받아야 했다. 〈동료들의 놀림거리〉가 되었다. 세탁을 하면서 한 달쯤 지나자, 빨간 속옷은 누렇게 되었다가 점점 〈지저분한 크림색〉으로 변해 갔다. ``````1년이 다 되었을 때, 실험 대상자들을 면담하여 그 특수한 속옷을 입은 경험이 어떠했는지 조사했다. 400명 중에서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말을 한 사람은 16명에 불과했다. 빨간 속옷은 더 덥고 더 가려웠다. 〈착용자를 신경질 나게 만들었다.〉 입고 있으면 덥고 따끔거리고 가렵고 더 빨리 지치게 할 뿐 아니라, 머리도 아프고 어지럽고 열도 나고 몽롱하고 짜증이 솟구치고 뱃속도 느글거렸다. 〈주홍색 속옷 실험〉이라는 그 보고서는 격년으로 열리는 극동 열대 의학 협회 학술 대회에서 낭독되었다. 대개 말라리아와 무좀에 관한 논문이 발표되던 그 학술 대회장 곳곳에서 낄낄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을 것이 틀림없다.



군복에 대한 설명과 함께 폭탄 이야기가 나오며 내용은 자연스럽게 


폭발에서 군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나오게 된다. 예전에 김훈의 책에서 읽었던 것 같은데,


전쟁에 승패와는 상관없이 무기를 개량하고 개량하다 목적성을 잃어버리는 대장장이가 생각난다.


 알라의 요술봉은 가성비 높은 무기중의 하나다. 땅크도 영 좋지 않은 곳에


맞게 되면 고자 이상의 상태가 되게 된다.. 이러한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반응장갑이다,


 조기 격추 시스템이다 발명하게 되었지만, 제일 가성비 높은 것은 철망으로 둘둘 마는 것이라


는 결론이 나왔다. 


(알피지 탄두의 경우 앞에 있는 코가 장갑판에 닿은 후에 폭발하는 것인데,


 철망에서 폭발하거나 아니면 그냥 철망에 걸려버려서 무용지물이 됨)


그 후 길바닥에 묻는 사제폭탄으로 폭발물이 바뀌게 되었다. 


바닥에서 위로 전해지는 충격으로 탱크나 장갑차는 멀쩡한데 안에 있는 사람은 아래위로 곤죽이 된다.


이를 막기위해서 과학자들과 공학자들은 눈물겹게 노력한다. 


자동차 충격실험에 쓰는 더미의 경우 앞뒤의 충격에 반응하는 것이라 실험을 위해 기증된 인간의


시체를 가지고 실험을 하게 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는 덤이다.


 

이렇게 책은 전쟁통에서 어떻게든 군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전장소음에서 군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에 대한 이야기,


지뢰로 생식기를 잃은 사람들을 위한 생식기 복원술, 


의무병을 위한 실습 (대단하다! 패닉을 예방하기 위해서 헐리우드스튜디오 같은 곳에서 전쟁상황을


재현하여 실습을 한다!), 


전장 한복판에서 설사가 닥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 


(과민성 대장염을 가진 사람은 알 것이다. 고속도로 가운데서 설사 할 것만


같은 상황에서의 그 고통.. 하지만 전쟁통이라면!?)  


적들의 사기를 꺾기 위한 악취폭탄 개발 


(악취폭탄 개발 연구진을 위해 작가도 겨드랑이 냄새를 기부했고,


나름 상큼한 냄새라는 소리를 들었다 ㅎㅎ), 


상어기피제를 만들기 위한 노력


 (군인은 '국가를 위해 죽음도 각오' 한다. 하지만 '국가를 위해 먹히기도 각오' 하라는


것은 힘들 것이다.


 해군의 상어에 대한 공포때문에 상어 기피제를 만들었지만, 


막상 상어에게 '살아서' 먹힌 해군은 거의 없다고..;;) 잠수함에서의 생존을 위한


노력.. 전쟁으로 죽은 자들을 연구하는 검시의 까지...



책의 원제목은 'grunt' 로, 워3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보병을 의미하기도 하고 투덜거림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반사병으로 지낸 사람들이라면 보병=투덜거림의


의미는 어느정도 와닿을 것이다. 


화려하고 멋진 전쟁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아닌, 


딱히 매력적이지도 않고 멋지지도 않지만 보람을 가지고 묵묵히 연구하며


군인들의 목숨을 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 


숨은 영웅들이라고 말하면 낯간지러워서 말하지 않겠다.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역시 천조국이라 대량살상무기 개발에만


예산을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생존에 대한 부분도 투자를 한다는 것이 부러웠고,


 어쩌면 국가기밀영역이라도 볼 수 있는 부분에서 군알못인 아줌마가


취재함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이 멋졌다. 


아줌마는 군알못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고 별의별 질문을 다한다. 


일례로 폭발물에 대비하기 위하다보니


공간이 극도로협소해지고,


 필요한 물품들을 거의 제거한 장갑차에서 커피받침대는 있어서 다행이다-


라고 말을 했는데 '아 그거 소총 받침대..;; ㅎㅎ' 소리를 듣고


무안해 한다던지, 자칫하면 딱딱해질 수 있는 내용이지만 


생기있고 발랄한 작가덕분에 좀 더 쉽게 읽힌다.


 책 내용도 그렇게 많진 않아서 가볍게 읽을만 했다. 


전술, 전략, 무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사람을 죽이는 방법에 대해서 말고,


 사람을 살리는 방법에


대한 이 책을 읽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