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엔딩까지 3페이지 남았는데 통수 치는 건 너무 한 거 아니냐고 갤주형...
하드보일드 세계도, 세계의 끝도 지키는 엔딩을 내심 바랬지만 결국 그 둘은 공존이 불가능한가 보다.
읽으면서 하드보일드 세계랑 세계의 끝의 연관성에 대해서 추리해 봤는데 그럭저럭 맞아 들어가서 좋았음 ㅎㅎ 줄거리 추리해서 맞은 거 처음이야
두 개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에서 전해지는 시각적 이미지를 아주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하드보일드 세계의 이야기는 짙은 회색의 어둠 속에 바닥은 축축하지만 깨끗하고, 뭔지는 알 수 없지만 끝없이 높이 뻗어 올라가는 매끈한 직사각형 콘크리트 기둥이 여기저기 들어차 있는 미지의 공간을 탐험하는 느낌이었다.
반면에 세계의 끝의 이야기는 어디 피터 팬 같은 꿈과 모험이 넘치는 판타지 세계에서 넘어온 거인이 한밤중에, 나랑 단둘이 벽난로 옆에 앉아서 왠지 모르게 만져도 따뜻할 뿐, 뜨겁지 않은 황금빛이 두드러지는 불을 쬐며 자신이 그 판타지 세계에서 겪은 일을 하나하나 들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야기가 후반부로 달려가면 하드보일드 세계의 이미지는 허물어지고 세계의 끝의 이미지와 비슷해진다. 결국 주인공이 세계의 끝에서 도서관 여자와 남기로 결정한 것과 비슷하다.
두 가지 이야기가 독립된 곳에서 진행되다가 점차 얽혀간다는 관점에서 보면 1Q84와 읽는 맛이 비슷했다. 하지만 하루키 소설 치고는 야스가 한 번 밖에 안 나온다는 게 좀 차별성이 있었다. 나는 솔직히 그 살찐 여자애가 지하 내려가기 전에 야스 얘기 꺼내는 거 보고 주인공이 지하 내려가서 쉴 때마다 기운 보충한답시고 여자애랑 야스 할 줄 알았음 ㅋㅋㅋ 세계의 끝 주인공도 그 도서관 여자가 야스 얘기 꺼냈을 때 바로 칠 줄 알았는데 안하드라. 하루키 세계관에도 야스를 참을 수 있는 주인공이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좀 실망스러웠는데 이건 꿀잼이었다. 이제 짧은 거 몇 권 읽고 똘도끼 도장깨기 하러 가야겠음 ㅇㅇ
굿. 기사단장 죽이기가 실망스러웠다니.. 슬프네
초반은 좋았었는데 후반은 좀... 별로였음 그래도 긴 얼굴이 현실세계로 등장하는 장면은 좋아한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