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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들



1. 래리는 깨달음을 얻었을까?


나는 래리가 깨달음을 얻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함. 그가 악의 문제에 대한 대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 아님. 나는 그걸 불교에서 말하는 무기(대답을 거부하고 침묵하는 것)로 이해함.
그가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는 것은 소피의 죽음 
이후 화자와 그가 나눈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음. 래리의 미소에 회한이 담겨 있었다는 묘사가 나오기 때문임. 
하지만 그가 깨달음을 얻었던, 얻지 못했던 그게 중요한 문제일까? 그는 윤회를 오히려 원했으며, 그렇기에 깨달음을 얻지 못한 것이 역설적이게도 그의 행복에 기여했음.. 


2. 소피는 누구 때문에 파멸했을까?


소피는 누구 때문에 죽음에 이르게 되었을까. 그녀를 죽인 정체불명의 남자? 그녀를 유혹한 이사벨? 그녀의 가족을 친 자동차의 운전자? 그녀가 남편과 아이를 잃은 이후 희망을 잃고 죽음을 지향하기 시작했다는 건 분명함. 하지만 그 후에 래리에 의해 구원받을 기회가 주어졌음. 이사벨이 그 기회를 망친 뒤로 소피는 밑바닥을 전전하다 결국 누군가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당함.

소피의 이러한 최후는 이사벨의 말마따나 그녀의 천성 때문일까? 아니면 환경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악업을 쌓은 그녀의 전생 때문일까? 답하기 불가능한 문제임.



감상



5장까지는 연애소설 같아서 솔직히 별로 재미있지 않았음. 하지만 6장에서 분위기가 종교적으로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됨. 최근 불교에 관심이 생긴 터라 래리가 힌두교를 비롯한 인도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장면은 정말 재미있었음. 

다만 그 이상의 느낌은 받지 못했음. '종교적 이야기가 재미있다'와 '인도 여행을 가 보고 싶다' 정도가 <면도날>을 읽으면서 느낀 감상의 전부임. 좀 더 래리의 이야기에 집중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음. 



평점은 3점 반(5점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