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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32권 읽었음. 두 권만 덜 읽었으면 130권인데 불-편

작년까지는 추리소설이 도서관 대출목록의 대부분을 차지했었는데 올해는 독갤도 하게 되고, 모더니즘 입문도 하게 되면서 장르소설 비중이 상당히 줄어듬.

문학은 98권, 비문학은 34권 읽었네.
연초에는 문학 편식만 하다가 비문학도 좀 읽기 시작해서 그나마 편식은 아니게 됨.

작가별 완독 권수 및 평

1.최인훈-8권
최인훈은 옛날에 수학여행 갔을 때 간 파주출판단지에서 우연히 주운 작가임. 그때 돈을 딱 3000원밖에 안 들고가서 살 수 있는 책이 광장밖에 없었는데 숙소로 들고 가서 애들이 다른 방으로 놀러나간 동안 읽었는데 미친듯이 잘 읽히더라. 원래는 여행 가서 책 거의 못 읽었는데 그때는 광장을 두시간컷함. 호텔방의 조용하면서도 묘하게 술렁거리는 분위기에는 광장이 더 잘 맞았지만 그래도 구운몽이 더 좋았음. 어쨌든 그 뒤로 도서관에서 전집 한권씩 빌려보다가 올해 들어서 중고로 전집도 사들이고 사후평론집,회고록도 읽으면서 더 깊게 파게 됨.

2.교고쿠 나츠히코-7권
일본의 신전기 계열 작가로 분류되고 작품에서도 요괴나 종교 문헌 등에 대한 퍼거스러운 인용이 넘치는 작가지만 소설 자체는 리얼리즘 쪽에 가까움. 신전기 계열 소설, 예를 들어서 <공의 경계> 같은 거는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소설의 현실임. 근데 이 작가의 소설에서 요괴나 초자연적인 존재들은 대화소재로 빈번하게 등장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건 아님. <우부메의 여름>같이 정신병 걸린 화자가 서술하지 않는 이상 기괴한 현상은 추리소설의 수수께끼처럼 해명이 가능한 대상임.

이와는 별개로 단편집 <백귀야행>은 손창섭이 생각남. 둘 다 극도로 무기력한 인간들을 등장시키지만 손창섭은 좀 더 질척거리는 쪽이고, 이 쪽은 반대로 공허하고 붕 떠 있는 느낌. 

3.비톨드 곰브로비치-4권
곰브로비치는 작품에서 성숙-미성숙 테마를 자주 다루다 보니까 인물들이 멀쩡하다가 갑자기 "손가락으로 건드리는 것"같이 이상한 제약에 집착하고, '벰-베르그'(코스모스),'붐-뱀'(대서양 황단선)처럼 유아들이 쓸 만한 조어들을 만들어냄. 이런 장치들이 주제의식을 강조해주기는 하지만 오히려 작품들이 미성숙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함. 그래도 마지막 장편 <코스모스>는 지루하지만 그런 느낌은 없더라.
 
4.아리스가와 아리스-4권
글빨은 ㅎㅌㅊ지만 신본격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왠지 계속 읽게 되는 작가.
내년에도 몇 권 더 읽을 거 같음.

6.박상륭-3권
<칠조어론> 때문에 12월 한 달을 날려먹게 만든 장본인.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기는 애매한 작가임. 초기작 단편집 <아겔다마>,<열명길>, 그리고 죽한연까지는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꽤 일반적인 소설에 가까웠는데 그 뒤로는 매우 불친절해짐. 최인훈 소설은 어렵긴 하지만 대부분 작품 내적인 퍼즐이여서 여러번 읽으면 할 만 한데 박상륭은 대놓고 외부에서 상징을 끌고오니까 상대가 안 됨. 특히 <칠조어론> 1권에서 촛불중이 펼치는 '말'들을 담은 잡설록이 그럼.

7.나쓰메 소세키-3권
전부터 꾸준히 읽다 보니까 어느새 8권 정도 읽었더라. 따로 뭐라 할 말은 없고 취향 맞으면 읽으면 됨.

8.시마다 소지-3권
<점성술 살인사건>이 최고작이 맞음. 중간에 한 번 비트는 게 좀 뻔하지만 그거 외에는 ㅆㅅㅌㅊ인 작품. 나머지 작품들은 그것보다 부실함.

9.제임스 조이스-3권
울프, 조이스, 캎카는 공통점이 실험적이지만 어느 정도의 지루함이 있다는 거임. 이거 때문에 호불호 갈리고 하차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익숙해지면 지루함도 즐길 수 있음.

그러니까 <율리시스> 읽자. 블룸 마사 편지 파트 두번 읽자.
"이런 wor(l)d는 싫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