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투표해주시고 읽어주신 독붕이들과 주최하느라 고생한 주딱, 그리고 여러 물품을 협찬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사실 해당 글은 8백 자의 자그마한 글에서 시작됐습니다. 학교 신문사가 독자투고를 모집한다면서 내건 소정의 글값에 혹해 시류에도 편성하고 평소 지론에도 부합하는 글을 써야겠다 싶었죠. 그래서 탄생한 게 전태일 열사와 당시 이슈였던 택배노동자들의 죽음을 어줍잖게 엮은 글이었습니다. 요행이 성공해 신문에 게시돼 3만5천원이라는 거금을 받았네요.

그러다가 독갤에서 독후감 대회를 연다길래 마침 집에 전태일 평전도 있겠다싶어 오랜만에 재독하고 전태일 열사에 관해 좀더 다듬어 글을 써보자 마음먹었습니다. 다 쓰고보니 이거 원 편향돼도 너무 편향된 시각이라 수상은 물건너 갔구나 싶었는데 예상치 못한 6위라는 쾌거를 이뤘네요. 사람의 목숨과 안전이 달린 문제에는 좌우가 없다는 것을 여러분들을 통해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새해가 밝았는데도 아직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이 계십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를 위해 오늘로 22일째 단식농성 중이신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신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입니다. 이 분을 보면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가 생각납니다. 생떼같은 이십대 초반의 아들 전태일을 잃고 노동운동에 평생 투신하신 이소선 여사의 삶은 우리로 하여금 귀감이 되고 이 사회 노동자들의 어머니로 우뚝 서계셨지만 그분 개인적으론 그런 삶을 원한 건 아닐테지요. 그런 삶의 전철을 또다시 누가 밟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요.

그런데 김미숙 이사장을 보면 정말 이소선 여사의 길을 이분이 오십년만에 거의 똑같이 재현하고 있구나 싶어서 가슴이 너무나도 아파옵니다. 노동자존중을 내세운 정부가 내놓은 법안에 따르면 사망자가 둘 이상 나와야 중대재해랍니다. 홀로 외로이 죽은 아들의 죽음은 중대재해 축에도 못 낍니다. 정부가 공공연히 두둔한 이 같은 목숨의 위계성에 새삼 비참한 현실이 무섭고 화가 나지만 제가 무얼 할 수 있을까요. 그저 방 안에서 죄송하고 부끄럽습니다.

전태일 열사가 온 몸을 불태워가며 노동자를 죽이지 말라는 외침을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오십년, 아니 이제는 오십 일년이 지나서도 외치고 있습니다. 3주가 넘는 단식 동안 그에게 고통스러운 건 허기보다도 '구의역 김군'을 가리켜 "걔만 제대로 했으면 아무 문제 없었다"고 후안무치한 막말을 하고도 의기양양하고 정부여당의 호위를 받고 장관으로 직행한 이 슬픈 시대가 아닐까요.

수상한 문상 만 오천원까지하면 총 오만원을 벌었네요. 전태일을 팔아 얻은 돈입니다. 비록 아무 힘없는 저지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라고 후원했네요. 이렇게 푼돈을 쥐어주고 약간의 부끄러움과 죄책감마저 후련히 날려보낼 의도는 아닐까요. 저는 이제 제 할 도리를 다한 것일까요.

전태일이 원했던 사회가 되기에 너무나 갈 길이 멉니다. 저는 제 최대한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그 정신에 반하는 사람은 되지 않으려고요. 제 조잡한 독후감을 감명깊게 읽으신 분이 혹여 계시다면 저와 함께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봅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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