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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롤리타>는 본디 필자에게 좋지 않은 기억을 남긴 책이었다. 필자는 <롤리타>의 주인공 험버프 험버프가 보이는 소아성애적 행동들을 도저히 견뎌낼 수 없었다. 나보코프의 너무나도 뛰어난 묘사력을 원망했다. 그렇게 필자는 이 책을 초반부만 읽고 다시는 건들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이 감상문은 필자의 <롤리타> 혐오를 어느 정도 누그러뜨려준 것 같다. <롤리타>의 충격적인 소재 이면의 네가지의 시점은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솔직히 필자는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의 '구조'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 편이다. 못한다고 표현하는 게 더 옳을 지도 모른다. 작가의 의도대로 시선이 흘러가기 십상인 필자에게, 이 감상문은 소설을 읽는 또다른 방법을 알려준 것 같다. 어떤 책에서 본 내용 중에, 소설은 마치 건물과도 같아서 1층, 2층, 3층... 이렇게 층계가 있고, 작가는 독자인 우리가 이 층계를 어떻게 오르내리게 할지 정한다는 것을 읽은 적이 있다. 이 감상문이 말하는 <롤리타>가 과연 그런 소설이었다. 여태껏 의식하지 않았던 소설의 '층계'를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독서의 즐거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