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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서는 등장인물들이 이끌어가는 소설이야. 소심하고 댕청한 달수, 다혈질 준석, 여유로운 혹은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 규홍, 감정없는 창애 이 네명이 만드는 군상극은 참 재미지면서도 슬퍼.
달수와 준석은 정반대 같은 인물이야. 달수는 맨날 일자리를 찾으러 돌아다니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오는 고학생이고 준석은 전쟁중 다리 한쪽 날려먹은 놈으로 맨날 남의 집에 얹혀 살면서 말많고 화만 내는 백수야.
이 둘 콤비를 보고 있자면 웃음만 나와. 준석이가 항상 달수를 못잡아 먹어 안달인데 보면 둘이 거기서 거기거든.
물론 달수가 좀 모자라긴해. 취업활동이라곤 그저 열심히 하겠습니다. 일 좀 시켜주십쇼만 몇달내내 하는 놈이니까.
준석이는 말은 잘하는 자기고집만 엄청 센 인간이야.
솔직히 둘다 실제로 보면 끔찍하겠지만 소설이니까 뭐 웃기지.
규홍이는 문학하려는 사람으로 돈은 좀있는데 재능은 없는 듯해. 맨날 자기가 쓴 시 한자 한줄 고치는 일 만하는 그렇지만 여기서 가장 정상인이야.
창애는 간질병 환자로 말이 없는 여자야. 있는 듯 없는 듯한 사람인거지.
보다보면 어이가 없어 웃다가 마지막에 나오는 그로테스크한 마무리에서 벙쩌버려.
준석이가 창애 강간해서 임신시키고 그녀가 배부른 걸 달수가 지적하자 준석이 풀발해서 달수를 병역기피자라고 극딜하다 혈서로 군입대한다고 쓰라면서 손가락을 자르자 달수가 기절하고 규홍이 달수를 챙기는 동안 준석은 집을 나와. 갈 곳도 없고 아무 생각없이 그 자리에 있을 수 없다며 지팡이 쓰고 아예 나가버려.
정말 혼돈의 마무리야.
난 재밌게 봤어. 단편의 맛은 이런거지 싶은 단편이거든.
갠적으로 점수는 9점. 꼭 읽어봐!
평점을 매기다니 대단하네 나는 고전에는 평점 매기기가 무섭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