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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박스: 남자다움에 갖힌 남자들 - 토니 포터

작년에 산 책인데 1년 넘게 박아두다가 오늘에서야 다 읽었다. 얇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맨박스는 익히 우리가 다 알고있는 것들이다. 남자는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고 계집애(혹은 게이)처럼 굴어서는 안되고 여자들 앞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하고 이성적이고 냉철한 그런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여러 고정관념들인데, 이 것에 속하지 못하는 순간 남성커뮤니티에서 -찐-으로 낙인찍히고 조롱의 대상이 되고 만다.

'남성은 여성보다 강하고 우월한 존재다. 그러므로 남성은 여성처럼 행동해서는 안된다'정도로 단순화시켜서 적용해보자면 살아가면서 많이 피곤함을 겪게된다. 요즘 세상에서 남성이 과연 여성보다 모든 면에서 위에 설 수 있을까?

결국 여성성이란 것의 안티테제로 남성성을 자리매김 하려다 보니 남성들 역시 이 맨박스에 갖혀 스스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필자는 이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멈추고 남성이 가진 약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단 이 책의 용도는 '변화'를 위한 것인 듯 하다. 이 책에서 열거한 수많은 사례들은 결국 가부장제 시스템 하에서 여성을 타자화하며 발생하는 부작용들일텐데 필자는 그 것까지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다만 그는 지금처럼 악행을 저지르지 않는 '착한 남자'로 머물러 있기 보다는 주변 남성들의 부조리한 언행에 반기를 들 줄 아는 '용기있고 신사적인' 남자가 되기를 종용한다.

사실 어려운 일이긴 하다. 여성들이 일상에서 겪는 차별이나 위험에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남성 역시 남자다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유롭지 못한채 살아간다. 그리고 그 남자다움의 요소에서 자신이 도달하지 못하는 것들이 발생하면 스스로 고통받고 자괴감에 빠지곤 한다. 그냥 툭툭 털고 '나는 이런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나에게 당당하고 자신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쿨찐-이 되기를 필자는 말하지만 사실 이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니까. 솔직히 남성의 세계에서는 강한 남자만이 이런 발언을 할 수 있고 그 발언에 힘을 실을 수 있으니까.



아무튼 이 책은 남성의 입으로 말하는 남성을 위한 페미니즘 입문서라는 것에서 그 미덕을 찾을 수 있었다. 거대담론을 들고 말하지 않아도 상식과 이성에 기반하여 여성에 대한 존중과 인정을 설득하는 어렵지 않은 책이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실천을 종용하는 짧지만 힘이 있는 책이랄까? 다만 분량탓인지 어딘가 조금 아쉬운 점이 있는데 그건 다음에 페미니즘 서적을 더 읽어보면 그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올해 첫번째 짧은 독후감은 이걸로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