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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일 2020/10/23


- 80일차 2021/01/10


- 오늘 읽은 책


1. 수용소 군도 2권 - 알렉산더 솔제니친 - 열린책들, 김학수 역

412p ~ 453p - 42p




- 80일차, 드디어 수용소 군도 2권이 끝났다.


1권을 읽으면서 소련이 사회주의 원칙을 내세우며 저질렀던 납치와 고문 묘사에 손발이 벌벌 떨리고 머리가 띵했던 것에 비해

2권을 읽으며 받은 충격은 덜했지만, 여전히 한탄을 내뱉게 하는 일들의 연속이 2권 내내 이어졌다.


솔제니친은 노동자 계급의 이익이라는 단순 명료한 명분을 무기로 다른 무엇도 아닌 오직 지배층의 권력과 편의만을 견고하게 다져갔던 공산당원들의 행동양식과

그 아래에서 핍박받는 정치범, 형사범, 죄수, 아니 수용소 군도로 호송되어가는 이민자들의 행동양식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조소했다.


재판관들은 스탈린을 두려워하며 죄인의 변론을 끝없이 물고 늘어졌다.

죄인들에게는 마치 자신의 자비로도 그들의 죄를 사할 수 없음이 명백함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바로 그 죄인들에게 우리는 동지아니오! 우리는 같은 러시아인이 아니오! 우리는 같은 공산당원이 아니오! 라고 일갈했다.


사회주의 원칙으로 세워진 국가 소련, 노동자 계급이외의 모든 계급은 부르쥬아적 가치로 규정되었고, 그것은 곧 죄를 의미했다.

그래서 모든 무고한 자들이 죄인이 된 반면, 단순히 일탈을 저지른 형사범들은 노동자 계급의 편, 즉 당국의 편이 되었다.


그리고 아무리 사소한 행위 혹은 행동하지 않음 조차도 계급적 이익에 반하는 죄로 규정된 정치범들은 노동자 계급의 적이었다.

그러니 형사범인들 호송병들과 담당관들이 같은 편임이 당연했다. 그러니 호송병들이 정치범들을 유린해도 잘못된 일이 아니었다.


당국에 편에 선 성실한 죄수, 모범수들은 더 나은 대접을 받았고, 간부대신 나머지 정치범들, 순진무구한 죄수들을 관리했다.

그들을 등쳐먹는 것이 곧 관리였다. 왜냐하면 아무도 관리하지 않았으니까.


양육강식의 질서, 즉 권력이 스탈린, 기관, 재판관, 요원, 푸른제모, 심문관, 간부, 담당관, 죄수, 형사범, 정치범들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모든 체계가 그 권력만으로 작동하고 있었으니, 기존의 모든 가치를 부정하고 남은 것은 오직 권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재판관이 죄인에게 일갈했듯 우리 모두 같은 공산당원임에도 권력은 왜 그들에게만 그토록 가혹했을까?

아니다. 권력은 모두에게 가혹했다. 그저 정치범들이 피라미드의 밑바닥 그 아래 지하에 있을 뿐이었다.


그들 한명 한명이 지구상의 그 누구보다 가혹한 비극의 주인공이었다.

어떤 고통이 있을지, 이 고통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 왜 고통을 받아야하는지, 

이 고통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그 '모름'과 '희망'의 공포를 어찌 비극이 아니라 할 수 있을까. 비극의 피해자는 그들 모두였지만, 비극의 가해자는 대체 누구였는가?


다른 모든 가치는 존재하지 않았기에 그 가해자들은 권력을 수월하게 휘두를 수 있었고, 권력에 취한 자들은 자신의 편의만을 추구해갔다.


수용소 군도로의 모든 호송은 오로지 권력자들의 편의를 최우선, 아니 스탈린이 우선일지도 모른다. 어쨎든 그 자신들의 편의만을 지키며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할까?


노동자 계급을 위해 노동자를 잡아넣었 소련 지배층에게 계급적 이익이란 단순명료하고 아름다운 명분에 불과했다.

아니 그 강력한 명분 덕분에 이 모든일이 시작될 수 있었음이 틀림없다.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명분과 권력.


모든 가치들이 죄악시 되고, 오로지 명분과 권력만이 남았을 때 우리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가?


당국에 반대하는 모든 일거수 일투족이 죄가 지명되어 납치되고 고문을 받다가 있지도 않은 죄를 만들어 자기 입으로 자백하는 재판을 받은뒤

끔찍한 수모와 대우를 받으며 수용소 군도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노동을 하다 죽는다.


솔제니친처럼 운이 좋다면, 잡혀왔을 당시 분노에 사로잡혀 될때라 되라 엿이나 먹어라 하고 대학시절 약간 배운 핵물리학을 핑계로

자신의 특기를 핵물리학 전공이라고 적어넣는다면, 노동하다 죽는 다른 모든 수용소에서 일명 천국이라 불리는 전문가 집단을 수용하는 곳으로 가게될지 모른다.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할까?


수용소 군도 안에서 생각하고 있다면 이미 늦었을 뿐이다. 모든 자유스러운 불평불만이 그곳에선 생존의 고통에 자리를 넘겨준 부르쥬아적 사치가 되버린다.


우리는 명분과 권력 대신 실상과 합의를 생각해야하지 않을까?



솔제니친은 운이 좋았다. 그래서 살아남았고, 더 많은 것을 보고 들을 수 있엇고, 고민 할 수 있었고, 기억할 수 있었고,

이 책을 쓸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지금 이 책을 읽고 그들의 비극을 들여다보고 있다.


3권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너무 궁금하다.


그대들, 수용소 군도를 읽어라.




오늘까지 달린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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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한 책]


1. 융 기본 저작집, 정신 요법의 기본 문제

2. 죄와 벌

3. 체호프 단편선

4. 목소리를 보았네

5. 반지의 제왕 1권,2권,3권,4권

6. 괴테와의 대화 1권

7. 에덴의 용

8. 수용소 군도 1권, 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