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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물론 자의적으로 읽었다고 생각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강제적으로도 읽은건 아니다. 이유는 독갤 추천리스트에서 우연히 보고 어디서 많이 들어본 책인데? 하고 생각함과 동시에 뇌리에 스치듯 한번 봐볼까 하고 박혀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의는 절반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처음에 이책을 주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시대상이든, 주인공이 누구든, 어떤 내용을 담고있든, 심지어 작가가 누군지도! 다만 이 책을 읽었을때 후회하지 않으리라는건 알고있었다. 그냥 느낌이 그랬으니까.
책의 배경과 비슷하게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책이 왔고, 당연하게 나는 눈발이 선연한 바깥을 등지고 책을 읽었다. 나흘에 걸쳐서 읽었고, 다 읽은 후엔 나는 적잖이 당황하였다. 뭔 이런책이 다있지? 하고. 이유는 나는 이책을 읽었을때 굉장한 고전이다! 라고 들었기에, 혼자 생각하길,
뭐지? 나의 짤막한 인생에 있어서 어떤 하고싶은 말이 있는걸까?
나는 이 책으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새로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걸까?
나는 이책을 읽고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거지?
라고 기대했던 반면, 나는 그저 이 책이 나열단락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단락은 아니지만, 물론 실망했던건 아니지만 매우 신선했다. 마치 저 밖에서 눈속에 파묻히곤 봄을 따뜻하게 기다리는 소나무의 기분처럼, 나도 오묘한 감정을 느꼈다고 나는 이전의 질문을 싸그리 버리고 새로운 대답을 얻게 되었다.
주인공인 홀든은 방황하고 있다. 이건 확실하다. 방황하며 뉴욕의 여러곳을 가보고 있다. 나이트클럽이든 호텔이든 잠깐들린 집이든 어느곳이든. 그렇기에 나는 홀든에게 감정이입을 잠시나마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나 또한 현재 방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방황하고 있다. 홀든을 보면서 나를 볼 수 있었고, 책에 더 집중하게 되었던것 같다. 책에선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해준다. 하지만 그렇게 쓸모있는것은 아닌것 같다. 방황하는 물을 바위로 막을 수 없는것 처럼. 마지막에서도 방황이 끝나진 않은것 같다. 왜냐하면 이 방황은 본질적인 근원, 그러니까 사람의 깊은 뿌리에 문제가 있는 방황이지, 그것의 가지를 치료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나는 보기 때문이다. 아무튼 내가 하고싶은 말은, 책이 꽤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조건 다시 한번이라도 더 읽어볼 생각이다.
이 책은 D.B 라는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 정확히는 나오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말을하지 않는다. 말을 한걸 주인공이 다시 옮길뿐, 작품으로부터 동 떨어져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홀든이 멋있다고, 옳게된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반면에. 나는 이것을 일부러 홀든의 방황에 집중하게 한 작가의 의도라고 본다. 다만 피비의 경우엔...아직 잘 모르겟다. 주인공의 방황이 선넘지 않도록 해주는 마지막 브레이크 같은 느낌 아닐까.
교훈을 기대했지만 그런건 없다. 이책을 읽으면서 많은것을 알았다. 애초에 왜 책이 항상 교훈따위들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방황하는 사람은 혼란스럽고 위선적인 현대사회를 표방하는 배경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한다는 것을. 홀든의 방황은 나의 방황과 비슷한것 같다. 의미를 찾지 못하며, 그저 이상향을 향해 힘없이 발을 끌 뿐이니 말이다. 어른들의 세계는 너무 어둡다. 빛이 없고, 차갑다. 언젠간 들어가야할 곳임에도 거부하고 있다.
아무튼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좋은 책 같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추천해보고싶다.
내가 뭘쓴거지 진짜 두서없네
잘읽었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