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설을 읽으면서 상당 부분의 상상을 다른 매체에서 빌리는데 이게 좋은건지 아닌건지는 모르겠음.
지금까지 봤던 영화나 만화, 그림, 아니면 실제로 겪었던 일이나 게임 같은 매체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장소에서 빌린다고 해야 하나
소설 속에서 묘사되는 인물이나 장소에 대한 묘사를 읽다보면 '아! 얘는 이거다!', '이 장소는 이거다!' 하는 느낌이 팍 오거든?
근데 그 느낌은 생김새 묘사나 건물 구조의 묘사에 충실해서 고르는 건 아니고 대강의 분위기부터 시작해서 이름의 억양, 캐릭터를 보면 떠오르는 색깔, 한 순간의 말투, 아니면 묘사할 때 쓰이는 단어의 느낌까지도 영향을 주는 것 같음. 그렇게 캐릭터나 장소가 타 매체 속 캐릭터나 장소와 연결되면 이제 걔네한테 배역을 맡기고 연기를 시킴.
내가 본 첫 하루키 책인 1Q84에서는
아오마메는 짙은 보라색의 느낌이 들어서 <더 복서> 라는 웹툰에 나오는 일본 관장님한테 배역을 줬고
덴고는 큰 느낌이랑 공허한 감각 때문에 옛날에 잡지에서 봤던 이름 모르는 고등학교 럭비부 학생한테 줬음
고마쓰는 GTA 5에 나온 마이클 따까리 수사관의 외모랑 너무 이름의 어감이 비슷해서 맡겼고
후카에리는 약간 서양적으로 생기고 차가운 인상일 것 같아서 내 중고등학고 동창 친구한테 배역 줬음.
우시카와는 <도쿄 구울>에 나온 키지마 수사관이랑 이미지가 비슷해서 맡겼다
이런 식으로 의식의 흐름대로 배역을 주고 상상하는데 이게 뭐 나쁜 건 아니겠지? 너무ㅜ잠민이 시절부터 이 버릇이 들어서 이젠 떼기가 어렵다.
배경이라기보다 인물 생김새는 ㄹㅇ 빌려오는 경향이 큼
나도 가끔 그러는데 판타지나 SF에서 작가가 창작한 인종 나오면 그떄부터는 좀 혼란에 빠짐 ㅋㅋ
ㅇㅇㅇ 스스로 구체화 시키는 것보다 가져오는게 편하더라. 매체 뿐만아니라 주변 인물들을 대입하거나 나를 대입하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