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르 독수리>

- 카프카 

 

콘도르 독수리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나의 두 발을 쪼았다. 장화와 양말은 벌써 헤쳤고, 이제는 어느덧 발 자체를 쪼아댔다. 늘 덤벼들었다가는 몇 번씩 불안하게 내 주위를 날았다가는 또 쪼아대기를 계속하곤 했다

어떤 신사가 지나가다가 잠시 보더니 왜 콘도르 독수리한테 당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어쩔 도리가 없는걸요" 하고 내가 말했다. "저놈이 와서 쪼아내기 시작했는데, 저는 물론 쫓아버리려 했고 심지어 저놈의 목을 조르려고도 해봤지만 저런 동물은 워낙 힘이 세고, 제 얼굴에까지 뛰어들려고 해서 차라리 발을 내준 겁니다.

이제 발이 벌써 거진 짓찧겼습니다"

"당신이 저렇게 고통을 당하다니"하고 그 신사는 말했다, "한 방이면 콘도르 독수리는 처치될 텐데" "그렇습니까?" 하고 내가 물었다.

"그렇다면 그렇게 좀 해주시겠습니까?" "좋습니다" 하고 그 신사가 말했다. "집으로 가서 내 총을 가져오기만 하면 되겠습니다. 반 시간은 더 기다릴 수 있겠지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하며 한참 고통으로 뻣뻣해져서 있다가 말했다. "부디, 아무튼 그렇게 좀 해봐 주십시오" "좋소" 하고 말했다.

"서두르겠습니다" 대화를 하는 동안 콘도르 독수리는 조용히 귀기울여 들었으며 나와 그 신사에게 번갈아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이제 나는 그놈이 모든 말을 알아들었음을 알았고, 그것은 날아올라, 몸을 뒤로 한껏 젖혀 충분한 곡선을 그리더니 창을 던지는 사람처럼

그 부리를 곧장 나의 입을 거쳐 내 몸 깊숙이 찔러넣었다. 뒤로 넘어지면서 나는 해방감을 느꼈다, 모든 심연을 채우고 모든 강둑을 넘쳐 흐르는 나의 핏속에서 그놈이 구제 불가능하게 익사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