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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의 대표 저서인 사다리 걷어차기는 제목 속에 이미 저자의 의도가 전부 담겨있다. 그는 과거 강력한 국가 주도의 자본주의 시스템, 즉 mercantilism (중상주의)를 경제 이념으로 채택했던 서구 열강들은 보호무역주의의 가장 큰 수혜자였으면서 지금 부유해진 그들이 열린 국경 (open borders)의 자유무역, 즉 neoliberalism (신자유주의)를 국제기구를 통해 개발도상국들에게 강요하는 위선을 비판하고 있다. 이 위선을 바로 사다리를 걷어차는 행위로 장하준 교수는 묘사했다. 다시 말해, 선진국들이 세계의 부를 이미 독점한 이상 비교 우위와 절대 우위에서 모두 앞서는 그들이 신자유주의적 무역 패러다임을 밀어붙이면서 개발도상국에게 파이 지분을 나눠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장하준 교수는 앞서 설명했던 책의 주 논제를 다방면에서 풀어 설명했다. 먼저 그는 미국은 그들의 산업을 적극적으로 보호함으로써 지배적인 경제 지위를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 때 세계 최강 대국이었던 영국 역시 산업 혁명을 시작으로 그들의 산업을 수호함으로써 세계에서의 경제적 지배력을 확립했다고 역설했다. 제국주의와 팽창주의 이데올로기가 당연한 지배 원리로 받아들여졌던 시대에서 영국의 지배력은 당시 부유한 국가가 가난한 국가를 어떻게 착취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장하준 교수는 그리고 민주주의가 서구의 경제 발동의 원동력이었다는 말 또한 잘못된 상식이라 비판했다. 오히려 서구 경제 발전의 역사는 재산권 침해로 요약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그 예시로 노동자 착취를 제시했다.


이렇게 장하준 교수는 기존의 경제를 양쪽이 모두 이익을 보는 상호간의 자발적 거래로 간주하던 고전주의 경제학파 (아담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들과는 달리 막대한 힘의 불균형 (major power imbalance)에 의해 파생된 선진국들에게만 유리하게 적용되는 국제 무역 규정이 착취를 낳았으며 그 결과 세계 경제 이데올로기 중에서도 신자유주의는 국가간의 빈부격차를 더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자유주의는 레이건과 대처 때는 케인즈 학파의 수정자본주의의 헛점을 해결해줄 만능 열쇠로 간주됐으나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금융 위기 사태로 인해 그 한계가 만천하에 노출됐다. 한국이 그럼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한국은 미국 일본 서유럽만큼의 선진국은 아니지만 개발도상국도 아니다. 국제 기준에서 보면 경제 선진국이 맞다. 그러나 한국은 대외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은 기형적인 경제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세계 경제에 불황이 닥치면 상당히 큰 타격을 입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이런 선진국들이 만든 소위 기득권의 “룰”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탄탄한 내수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예전에 쓴 독후감인데 오랜만에 끌올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책 중 하나

진보주의적 경제관념을 보유하고 있는 장하준 교수의 책을 읽고 오히려 난 강성한 보수주의자가 됐고

신자유주의를 외치던 과거의 보수주의자들이 지금은 오히려 강력한 국가주의와 고립주의, 보호무역주의 노선을 채택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영국의 보리스 존슨, 보수당) * 일부 정치학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방침을 과거 서구 열강의 중상주의 카테고리에도 같이 묶음

그리고 진보주의자들이 오히려 open borders, free trade 를 외치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