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실제 있었던 일을 기록한 수필이라, 재미는 덜할 줄 알았는데
이태가 생각보다 글을 맛깔나게 잘 쓴다. 너무 퍽퍽하지도 않고.
개인 시점에서 적은 거라, 지리산에 비해 본인의 입장이나 심리가 많이 등장하고, 그만큼 시야가 좁기도 함.
여기에 각종 사료를 더해 완성된 것이 지리산 같은데, 이병주도 나름대로 계산이 있었던 것 같음. 다만 지나친 인용으로 결국...
표절 관련해서는 다 읽어보고 평가해보겠음.
- dc official App
계산이고 자시고 없음. 그냥 저작권 개념 같은 건 전혀 없던 시대의 씁쓸한 산물인 거고 그게 훗날 문제가 된 거지. 표절 문제 불거지기 전까지는 지리산 나름 문제작이었다니까. 암만 옛날 작품 시대적 보정이 필요하다고 해도 표절은 예외로 해야 한다고 봄. 죽었다 깨어나도 표절이 창작의 범주에 들어갈 일은 없을 테니까
아니 머 윤리적으로야 당연히 그렇겠지만 작품 하나의 완성도만 놓고 봤을 때 이태의 남부군 기록이 없었다면 많이 언밸런스 했을 것 같음. 조정래 태백산맥이 뒷부분에서 조잡해진 이유도 그런 리얼리티의 문제도 있는 것 같은데
그건 이병주의 상상력 부족이 원인이겠지. 행간을 채우는 게 창작자의 몫이니까. 정말 뛰어난 작가였다면 1의 자료에서 99를 뽑아 100을 채웠을 것임. 이병주는 그 정도 경지의 작가는 아닌 거고. 내가 가끔 생각나는 유머가 있음. 어떤 사람이 남극인가 어디 극한 오지를 갔다 오지도 않고서 기행문을 써서 비난 받자 한다는 말이, 단테는 지옥에 갔다 오지도 않고 신곡을 쓰지 않았소? 라고 했다나. 작가는 그런 존재임
이병주 스스로 소설이 아니라 실록을 쓴다고 자처한 바가 있는만큼, 원래부터 다양한 자료를 인용해서 객관적인 작품을 내놓는 양반임. 다만 남부군에선 그 정도가 지나쳐서 문제가 제기됐던 것이고... 또 내가 알기론 이미 이태에게 허락 받은 상태에서, 그 정도의 차를 두고 논란이 생겼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요즘 손창현 같은 부류의 표절과는 조금 달리 생각할 여지
가 있다 생각함. 당연히 표절 행위는 비판 받아 마땅하나, 이미 이병주 문학이 문학사의 차원으로 접어든 시기에 논할만한 문제는 아닌 듯하고... 표절 문제 자체가 지리산을 읽어선 안 될 이유가 되진 않는다고 봄.
손창현은 모르는 건이라 내가 뭐라 하긴 어렵고, 읽지 말란 얘기가 아니라 그냥 표절작인 거 알고 읽으면 그만인 거지 뭐 자유 국가에서. 표절작이라는 사실만 감추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님? 아마 이태가 인용 분량을 어느 정도로 해라, 그렇게 허락해 줬는데 이병주가 멋대로 선을 넘어 마구 베껴서 문제가 된 것일걸. 빼박 표절인 거지 뭐 원작자가 생전에 직접 문제 제기를 한 건데
하긴 머 이거에 계산이라 표현하는 게 좀 이상하긴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