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하는 사람 많을 거임. "모험물 소설은 발에 치이도록 많이 나왔는데 굳이 돈키호테도 읽어야 하나? 풍차에 돌격하는데 무슨 특별함이 있다고...."
그럼 나의 대답은 당연히 읽어야 한다임. 돈키호테가 단순히 모험물도 아닐 뿐더러 보물섬 같은 박진감 넘치는 모험 소설들과 비교해 스케일 작고 지루하다라고 생각할 이유도 없음(소설의 모든 요소가 오로지 스토리와 등장인물의 창조에만 기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지루해할 거임. 돈키호테는, 그리고 모든 소설은 그렇게만 읽을 수 없기 때문.)
돈키호테의 의의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가장 기본적인 형대인 근대인을 최초로 포착한 소설임. 물론 모든 문학이 이를 수행하지만, 솔직히 호메로스나 단테 시대랑 지금이링 비교하면 사람이 좀 많이 다르긴 하거든. 오히려 이 시긴까지 살아있는 저 둘이 대단한 거고. 셰익스피어, 세르반테스가 이후 모든 문학의 기준이 되는 건 새로운 시기의 인간을 발견하고 표현했기 때문임.
근대는 좀 러프하게 말해 인간 이성을 믿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시대라 볼 수 있음. 계몽주의의 영향으로 정치,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이론적이고 논리적인 고찰을 통해 개혁을 수행하는 사람들도 많이 나타났었고.
돈키호테 역시 시대에 맞춰 이러한 이성적인 인간을 소설로 묘사함. 다른 점이라면, 이 돈키호테라는 인물의 이성이 혼자만 공감하는 자기만의 논리에 빠졌다는 거지. 그러나 뭔가 읽다보면 단순히 미친 사람 같지도 않고.
다시 말해, 이성을 믿고 나아가던 인간들이 잊고있던(혹은 애써 무시하던) 어리석음 가득한, 그러나 이성의 눈으로 보고 있다보면 이상하게 말이 되는 거 같은, 그런 인간의 모습을 세르반테스는 유머 가득하고 자유롭고 독특한 소설적 터치를 통해 새로운 문학을 창조한 거임.
이게 앞으로 탄생할 모든 소설의 기초이자 교본이 됨. 단순히 인간을 표현하는 걸 너머 보통은 인지하지 못하는 인간의 존재를 새롭게 규정하는 것 말이지. 결국 돈키호테를 읽는다는 건 현대의 모든 인간들이 살아가는 바를 읽어내기 위해 거쳐야 할 필수적인 과정인 거고, 너가 인간의 이해는 과학을 읽어야지 문학같은 시덮잖은 심심풀이로 인간 이해를 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는 극렬 이과충이 아닌 이상 강력하게 추천한다.
버스 타면서 급히 쓴 거라 횡설수설함. 글 병신같은 건 양해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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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랑 비교되는 수준이니 말 다했지
역시 쿤데라 - dc App
근데 저짤 ㄹㅇ이냐. 셱스피어가 secretly catholic 이었고 chad는 proudly catholic 이었냐? - dc App
몰라 걍 웃겨서 쓰는 중
ㅇㅎ - dc App
푸코는 돈키호테와 리어왕이 르네상스의 광기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며, 이후 데카르트를 위시한 고전주의 시대에서 광기는 이성에게 묻혔다고 하더라. 그러한 광기가 다시 돌아오는 시점이 바로 도끼와 니체라고 하기도 하고...
모든 고전에 국한된 얘기인데, 만약 돈키호테가 지금의 현대소설을 만든 시발점이라면 굳이 읽어야될 필요가 있음? 문학이 수학처럼 기초에 충실해야 하는 학문도 아니고 역사학적 관점에서 흥미있는게 아니면 꼭 봐야할 이유가 있음? 님말대로면 지금 현대문학 아무거나 읽어도 돈키호테를 어느정도 읽는셈이 되는거니까
ㅇㅇ 있음. 돈키호테가 보여주는 인간이 모습이 다른 소설들에서 동일하게 볼 수 있는게 아니거든. 돈키호테는 방법론적으로 역사적인 의의가 있는 거지 내용 자체는 고전마다 판이함.
현대의 인간들의 살아가는 바를 알기 위해 00 책이 필수적이란건 너무 과장된 표현 아닌가 싶다 돈키호테가 고평가 된 책이란게 아니라 어떤 책도 사유를 위한 필수적인 위치를 차지할수 없다봄
17세기 작품이지만 여전히 대체불가능한 고유한 인간 서사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지? 그렇다면 이해함. 단지 윗글처럼 현대소설의 시초이니 무조건 읽어야한다, 이걸 안읽으면 현대 인간에 대한 사유는 힘들다는 식의 말은 좀 아닌것 같아서 괜히 꼬투리 잡아봤음
걍 읽으면 됨.
나만의 내가 세운 스스로의 정립된 철학을 가지며 그 목표를 위해 산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알고나면 돈키호테를 좀 더 읽기가 쉬워지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