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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칸트에 관한 저작들 몇 권을 읽었다.
<한 권으로 읽는 칸트> - 이정일
<임마누엘 칸트 : 생애와 철학 체계> - F. 카울바흐 / 백종현 역
<판단력 비판> - I.칸트 / 김상현 역
1학년 필수교양으로 칸트 수업도 들었고, 예전에 여기서 유행하던 철학자 테스트에서 칸트랑 유사도 90퍼가 떠서 구체적으로 무슨 사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가, 하는 궁금함이 생긴 것이다. 그렇다고 원문을 바로 들어가면 뚝배기가 박살날 것이 뻔하니, 입문서부터 찬찬히 읽었다. 마지막 책도 판단력 비판 중에서 미와 숭고 부분을 발췌번역한 책이라서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그리고 저걸 번역하신 교수님으로부터 직접 수업을 들었다. 모르는 것은 바로바로 이메일로 질문할 수도 있었다. 큰 도움이 되었다.
아무튼, 읽고 배운 것들을 기억하려고 했다간 무조건 까먹겠다 싶어서 적어두었다. 내용에 대한 설명은 이것으로 대체하고자 한다.
그래서, 내가 칸트를 읽고 구체적으로 배운 것은 무엇인가? 그의 철학을 접하고 어떤 삶의 방향성을 얻었는가에 대해 지금부터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 인간만의 자질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칸트의 오성에서부터 오는 범주화와 자연의 합법칙성 확립, 그리고 이성에서 오는 무제약적 도덕법칙과 자유로운 복종을 따르는 삶을 살겠다는 다짐을 가장 먼저 했다. 수,과학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사회의 윤리를 받아들이고 준수하는 동시에 나만의 윤리를 산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둘째, 도덕적 행동의 개념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스스로 생각하는 도덕 가치관을 세우고 거기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셋째, 칸트가 제시한 자연본성에 합치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칸트는 진보하고 소질을 개발하는 것을 인간의 자연본성이라고 했다. 그에 맞추어 나의 전공에 대한 실력을 키우고 앎의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다양한 소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지금은 종교와 철학을 탐독하고 있다. 법, 경제, 인문학으로 그 범위를 넓히는 일만 남았다.
넷째, 비극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원래 비극이 주는 슬픔으로 인하여 좋아하지 않는데, 칸트의 말대로 비극에서 오는 숭고가 감성의 좌절을 이성이 극복하는 양상에서 파생되는 것이라면, 이성의 더 많은 사용을 위하여 많은 비극을 접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선 소포클레스의 비극들부터 읽어보려고 한다.
다섯째, 신의 숭배에 대한 생각을 바로잡았다. 칸트에 의하면 개인의 소망을 담은 기도는 신을 향한 숭배의 형태가 될 수 없다. 신에 대한 규명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성의 준칙들, 즉 실천이성으로부터 나오는 도덕법칙들을 지킴으로써 신에 대한 숭배를 이룩할 수 있다. 종교에서 제시하는 형태의 숭배가 아닌 준칙들을 따르는 것이 초월자에 대한 예우라는 가치관을 얻었다.
칸트는 인간의 자질을 가장 기본단위까지 쪼개어 보려고 한 사람이다. 내가 배운 것은 그 중에서 인간의 자질을 키워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아니면 자신이 동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리지 않겠는가. 현대에 들어와서 칸트가 제시한 12범주가 과학의 발달로 인해 그 근간이 흔들린다고 한다. 그 범주들을 수정하고, 칸트가 제시한 이성과 오성의 작용들을 직접 시도하거나, 아직은 앎이 부족하다면 남이 해 놓은 결과를 열심히 배워야겠다.
제대로 철학이라는 것을 접해본 것 같아 좋았다.
개추박는다. 해겔 정신현상학 서문ㄱㄱ
ㅊㅊ. 너랑 칸트랑 잘 맞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