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테니스 숍의 윈도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담담한 표정으로 보아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생각이 없는 만큼 그 행위의 깊이가 전해져 왔다. 갓 태어난 새끼 오리 같았다. 새끼 오리는 태어나면 처음으로 자기 눈에 보이는 움직이는 물체가 자기 엄마라고 생각하고 뒤뚱뒤뚱 따라간다. 그 모습이 새끼 오리한테는 아무렇지 않아도 보는 이의 가슴을 적신다.
이렇게 적신다...
봄빛 속에서, 인파에 섞여 그는 물끄러미, 물끄러미 윈도를 보고 있었다. 테니스 기구 옆에 있으면 그는 아릿한 기분이 되리라. 내가 히라기와 함께 있을 때만, 히토시를 닮은 만큼 차분해지는 것처럼. 그건 슬픈일이다.
나, 얼마전에 봤어. 라고 히라기가 말했다.
뒤늦게 생일 선물을 주러, 점심 시간에 모교를 찾아갔을 때의 일이다. 운동장 벤치에서 뛰노는 학생들을 보면서 기다리고 있는 나에게 달려온 그가 세일러복 차림이 아니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더니, 옆에 앉자마자 그렇게 말했다.
뭘?
"유미코"
그가 말했다.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엊그제 아침이었나
꿈이었는지도 모르지. 끄덕끄덕 졸고 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유미코가 들어왔어. 너무 자연스럽게 들어와서 죽었다는 것 그만 잊어버리고, 유미코? 라 그랬더니, 쉬- 라면서 검지손가락을 입에다 대고, 웃었어. 역시, 꿈같아. 그러고는 내 방 벽장 열고 세일러복을 조심스럽게 꺼내서는 가지고 가버렸어. 안녕이라고 입을 움직이고, 웃으면서 손을 흔들고. 난 어째야 좋을지를 몰라서, 또 자버렸지. 역시 꿈일까. 그런데 세일러복이 없어. 아무리 찾아도 말이야. 난, 그만 울어버렸어.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에서 따왔음
초반부 몰입도는 좀 떨어지는데 감성적인 문장이 많아서 아련한 감정에 취하고 싶으면 적극 추천한다.
키친도 좋은데 그 뒤에 속편인 만월도 되게 좋더라ㅋㅋ
그 내용임 나도 그게 더 좋더라
개인적으로 바다의 뚜껑이 제일 좋았다. 다른 것도 좋지만
키친이 좋아서 바나나거 다른책도 사봤는데 에세이는 평범했고 N.P봤는데 재미없더라... 그래서 더는 안보고 있긴해